▲ 정기훈 기자

배달의민족 노동자들이 5월5일 어린이날에 경고 파업을 벌인다. 그동안 노조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에게 기본배달료 인상, 최근 선보인 알뜰배달의 배달료를 기존과 동일한 기본배달료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면서 단체교섭을 해 왔지만 결렬됐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배달플랫폼노조 사무실에서 홍창의(46·사진)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 기본 배달료를 3천원에서 4천원으로 인상을 요구하는 이유는.
“9년째 배민 라이더 기본료가 동결이다. 소비자와 자영업자보고 배달료를 더 내라는 것이 아니다. 이미 배달의민족에서 받고있는 배달비 중에서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비율을 높이라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시간대, 날씨에 따라 프로모션을 적용한다. 눈이 오거나 주문이 몰릴 때 배달료가 상승한다. 프로모션은 배달의민족 마음대로 정하고, 편차가 크기 때문에 라이더들의 수입이 불안정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료를 높이고 프로모션을 지양해야 한다. 올해 라이더와 배민은 13차례 단체교섭을 했지만 사측은 수용 불가 입장만 보이고 있다.”

- 왜 배달의민족측은 기본배달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 같나.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다. 단체협약으로 기본배달료 인상을 못 박아 고정비가 늘어나는 것보다 프로모션을 더 선호한다. 배민은 요기요·쿠팡이츠와 같은 배달플랫폼 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평소보다 바쁠 때 돈을 많이 투입해서 배달 품질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소비자는 바쁜 시간에 배달을 시켰을 때 늦게 올 줄 알았는데 일찍 오면 좋아하기 때문이다.”

- 배달의민족에서 알뜰배달을 시작했다. 사측은 알뜰배달로 배달 건수가 늘어나면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배달에 반대하지 않는다. 단건 배달이 장점도 있지만 효율적이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비슷한 동선을 묶어서 가면 편하다. 시간당 배달 건수가 늘어나면 수입이 늘어나는 건 맞다. 하지만 문제는 배달의민족측의 고민 방향이다. 고객이 떠나가니 배달비를 낮춰서 배달 수요를 지키려고 하는 거다. 알뜰배달을 하면 거리 요금을 2~3개씩 묶어도 하나의 요금을 받기 때문에 기본 배달료가 확 낮아진다. 단건 배달보다 받는 돈이 소폭 상향될 수도 있지만 얼마나 높아질지 모른다. 하지만 노동강도가 세지는 건 분명하다.”

- 노조 출범 당시에는 안전배달제 도입을 요구했다. 지금은 배달안전운임제로 정비할 계획인데.
“안전배달제는 안전교육·유상운송보험 가입 같은 최소한의 입직 조건 마련, 안전을 위한 적정 수수료 담보와 배달건수 제한이 핵심이다. 근데 이게 건수 제한으로만 많이 알려졌다. 적정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데 배달 건수 제한만 부각됐다. 라이더들에게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화물차 안전운임제와 비슷한 이름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이름만 바꾸자는 게 아니라, 안전운임을 위한 실태조사도 하고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 노란 운송용 번호판 달기 같은 것들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 ‘2022년 배달의민족 단협안’을 보면 교섭 대상에 기후위기 대책 마련에 관한 사항이 들어가 있다.
“여름에 폭우가 내렸다. 비가 많이 오면 라이더들이 미끄러지는 등 사고가 날 수 있다. 밤이 되면 더 위험하다. 2020년 협약서에는 폭우나 폭설이 있으면 배달을 중지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배달 완전 중지는 최악의 경우만 한다. 웬만하면 폭설이 내리지 않는 한 일을 시킨다. 노조가 요구하면 배달을 중지하도록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

- 지난해 11월 라이더유니온과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교섭하고 있는데.
“타결이 안 됐다. 쿠팡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이 친화적이지 않기 때문에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 요기요와는 교섭을 하고 있나.
“노조도, 라이더유니온도 교섭 요구를 한 상태다. 지금은 교섭대표노조 자율결정 기간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