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단건배달만 수행하던 배달의민족이 묶음배달이 가능한 ‘알뜰배달’ 도입을 추진하면서 배달노동자들 사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달플랫폼노조는 23일 성명을 내고 “알뜰배달은 고객의 배달비 부담을 덜어 지속 감소하는 배달 앱 이용자를 붙잡는 수단으로 보이지만 실상 라이더에게 희생을 전가하는 것”며 “노조와 요금체계에 대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지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달 19일부터 알뜰배달을 출시해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고객이 배민앱에서 알뜰배달로 주문하면 AI추천배차 모드를 통해 1개부터 여러 개의 배달이 가능하도록 ‘최적 묶음배달’을 구성한다. 다음달 19일 대구에서, 같은달 26일 경기 하남·군포, 인천 연수구 지역에서 시범도입 후 순차적으로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알뜰배달 도입으로 기본배달료가 삭감된다고 주장한다. 구간배달 요금체계는 픽업요금(서울 기준 1천200원), 전달요금(1천원)에 구간요금(100미터당 80원)으로 구성된다. 기본배달료를 낮추고 거리할증 비중을 높인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배민1(단건배달) 기본배달료가 3천원인데 800원이나 줄어드는 것이고, 쿠팡이츠 기본 배달료(2천500원)보다도 낮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콜 경쟁이 심해지고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진다고 우려한다. 라이더유니온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묶음배달이 시행되면 가뜩이나 없는 전체 배달 주문물량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라이더들의 콜 경쟁은 심해지고 노동조건도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라이더유니온은 “단건배달의 가장 긍정적 효과였던 배달안전도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단건배달을 수행할 때보다 묶음배달을 수행할 때 사고 위험률이 높다는 것은 배달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우아한형제들 자회사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구간배달 배달료는 건별요금 구조와 비교가 어렵다”며 “배달 건 사이 이동에도 대가를 지급하는 등 전체적으로 수입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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