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가 양대 노총을 포함한 5개 노조에 회계장부 미제출을 이유로 지난 7일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달 17일부터는 회계장부 미제출 노조를 대상으로 현장 행정조사에 나선다. 노정 간 충돌이 예상된다.

9일 노동부는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에 대한 의견제출기간 종료 후 나머지 노조에도 순차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회계장부 등 정부 제출 요구 자료에 전체·일부 미제출 노조는 양대 노총을 포함해 모두 52곳이다.

앞서 노동부는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 등의 비치·보존 여부를 보고하라고 노조에 요구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7조 “노동조합은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에는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가 근거다. 법에서 명시한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은 정부가 제출을 요구하는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와는 다른 것이라며 양대 노총은 회계장부 제출 거부에 지침으로 정했다.

노동부는 자료 제출을 거부한 노조에 4월 셋째주부터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근거해 서류 비치·보존의무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현장 행정조사도 실시한다. 현장조사를 거부·방해하는 노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는 등 엄정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식 장관은 “노사자치와 상생협력은 노사법치의 기초에서 가능하므로 법을 지키지 않고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정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양대 노총은 노동부의 현장조사를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부당한 행정개입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태료 부과 처분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에 들어간다”고 재차 밝혔다. 노조는 이의제기 과정에서 정부가 노조 자주권을 침해하는 부당행정에 응할 수 없고, 때문에 과태료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정부는 회계장부 미제출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현장조사 후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주된 사업장에 비치하도록 한 노조법 14조를 위반한 경우도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인데 동일 사안에 중복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한편 양대 노총은 지난달 이정식 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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