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해 목적기반차량(PBV·Purpose Built Vehicle) 니로플러스에 이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토닉을 동희오토에 위탁생산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자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의 동희오토 통합 요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19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부는 지난 11일부터 매주 수요일 “동희오토와 기아법인 통합, 정의선이 직접 해결하라”며 충남 서산시 동희오토 공장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 중이다. 올해 있을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를 지부로 통합하는 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동희오토는 2001년 기아와 자동차 부품사 동희의 합작회사로 설립됐다. 합작회사 설립 당시 기아 노사는 마진이 낮은 경차를 동희오토에서 위탁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사측은 경차 가격이 낮은 탓에 원청 노동자가 경차를 생산하면 적자라고 주장했고, 노조도 이를 받아들여 경차 모닝과 레이 생산을 맡겼다.

완전 비정규직 조립공장으로 동희오토 서산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1천200명은 18개 하청사에 뿔뿔이 흩어져 소속돼 있다. 임금은 원청 노동자의 50~60% 수준이다.

논란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다. 차량 크기나 판매 가격 등을 고려하면 레이와 모닝 같은 경차로 분류하기 어려운 니로플러스를 동희오토가 위탁생산하면서다. 지난해 말에는 광명 오토랜드에서 생산 중인 스토닉을 동희오토에서 위탁생산하기로 계획했다.

기아차지부 관계자는 “동희오토 최초 설립 당시 회사는 경차 전용공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고, 현재까지 경차 생산공장이라는 본 취지로 왔다”며 “하지만 니로플러스를 생산하면서 이전 (회사 설립) 취지를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차량의 크기와 가격면에서 경차로 볼 수 없는데, 저임금 노동자가 생산하게 해 이윤을 더 많이 남기려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가격은 점점 올라가는데, 동희오토 노동자의 임금은 50~60% 수준에 머물러 있고 회사가 더 많은 이익을 남기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대주주가 아니라고 하지만 경영 전반에 있어서는 기아차가 전부 다 관여하는 위장경영 상태”라고 동희오토 통합 필요성을 주장했다.

기아는 동희오토 지분 35.1%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동희산업(45%)으로 ㈜피에이치씨가 나머지 지분 19.9%를 가지고 있다. 지부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앞장서 왔던 만큼 동희오토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위탁경영을 철폐하고 함께 살기 위한 기아 법인 통합을 강력히 촉구하자”고 강조했다. 지부의 이 같은 주장은 동희오토와 같은 조립공장이 있는 한 물량 배분을 두고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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