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인천공항 카트노동자 집단해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해고 조합원이 현장발언을 듣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기훈 기자>

업체 변경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인천공항 카트노동자가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고용보장 약속을 지켜라”고 호소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지부 카트분회(분회장 오태근)는 2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를 잃은 20명의 카트노동자에 대한 복직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달부터 공항에서 카트 광고를 대행하고 운영하는 스마트인포는 지난 16일 159명의 카트노동자 중 20명에게 면접 탈락을 통보했다.

해고통보를 받은 김화복(58) 분회 사무장은 “신규업체와 김경욱 사장은 노조에 고용보장을 자신 있게 말하더니 노동자에게 한 약속을 파괴하고, 우리의 가정까지 파괴하고 있다”며 “기껏해야 최저임금을 조금 넘게 받는 노동자를 해고로 내몰았다”고 울먹였다. 김 사무장은 7년차 카트노동자다. 그는 “업체에서 면접은 ‘얼굴을 익히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해 면접 탈락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김 사무장은 면접에서 “일하는 자리가 바뀌어도 상관없다고 대답했고, 하고 싶은 말을 묻기에 ‘식사시간 1시간을 보장해 달라’고 말했다”며 “지난 7년간 식사시간이 없어 삶은 달걀 2개와 우유 200밀리리터로 끼니를 때우며 일할 만큼 열심히 했다”고 토로했다.

오태근 분회장은 “한 카트노동자는 면접 탈락 통보를 받고 ‘인생에서 가장 치욕적이고 굴욕적인 날’이라는 말을 했다”며 “길게는 10년 넘게 일한 카트노동자의 삶은 집단해고돼 어떠한 가치도 없는 것이냐”고 공사를 향해 되물었다. 오 분회장은 “공사는 수천 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하면서 정규직 직원들은 평균 1억원에 달하는 월급을 받는데, 최저시급을 받는 노동자들은 해고자가 됐다”며 “우리는 단순히 공사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이며 수단뿐인지 묻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3년을 일하고 해고된 김은덕(64)씨는 “(두 차례 카트운영업체 입찰공고가 유찰되고) 새로운 회사가 급하게 들어오면서 고용보장 약속을 했었기에 전적으로 믿었지만 뒤통수를 맞았다”며 “이전 업체가 노조탈퇴를 종용하는 등 문제가 많아 새로운 업체가 생기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진희 지부 정책국장은 “이들이 비정규직으로 수십년 일하며 집단해고·임금삭감을 경험하고 열악한 근로조건을 견뎌 왔다”며 “김경욱 사장은 고용을 보장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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