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공공운수노조 카트분회

다단계 하청구조로 공공부문 정규직화 대상에서 배제됐던 인천공항 카트노동자 일부가 업체 변경 과정에서 해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노동자의 고용불안 우려에 신규업체와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카트 노동자 고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약속은 종잇조각이 됐다.

18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카트분회(분회장 오태근)에 따르면 카트광고·운영업체 변경 과정에서 인천공항 카트노동자 159명 중 최소 14명의 면접 탈락자가 발생했다. 분회는 조합원 대상으로만 인원을 파악한 터라 더 많은 탈락자가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는 광고업체 전홍, 카트 유지·관리 업무를 전홍에서 수탁한 ACS의 계약 종료에 따라 신규업체를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이달 8일 카트광고업체 ㅅ사가 공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ㅅ사는 계약 직후 ‘경력자 특별채용 공모’를 실시했고 지난 14~15일 합격자를 발표했다. 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노동자에게 공사와 신규업체는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분회는 “공사의 묵인 아래 회사는 노동자를 기만하고 거짓말로 일관해 발생한 해고”라며 “코로나19로 수천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하면서 공사 정규직 직원은 고용도, 임금도 손해가 없는데 최저시급만 겨우 받는 카트노동자에게는 고용보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경욱 공사 사장은 지난달 30일 박대성 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과 만나 “고용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조건으로 업체 계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급여는 되레 감소했다. 월 근무시간이 27시간 줄었고, 식대와 교통비 등이 축소됐다. 근무시간 감소를 보전하려 시급을 소폭(435원) 올렸지만, 월 급여는 약 40만원 줄었다. 신규 근로계약 작성 당시 유급휴직 동의서에도 서명했는데 앞으로 정상근무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오태근 분회장은 “카트노동자가 우려했던 상황이 모두 벌어지고 있다”며 “공사는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신규업체가) 고용을 보장할 경우 이익은 고사하고 마이너스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사가 해고를 방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에서 상시·지속업무를 수행하던 카트노동자는 ‘광고업체 전홍-카트유지·관리업체 ACS’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구조 탓에 공공부문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역공항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카트노동자 75명을 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인 남부공항서비스로 고용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