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을 뽑는 10기 임원선거(3기 조합원 직선) 1차 투표에서 기호 3번 양경수 후보조와 기호 1번 김상구 후보조가 각각 1·2위를 차지해 결선에 올랐다. 두 후보조의 진출로 사회적 대화를 중심으로 한 후보조 간 대립 구도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경수 후보조는 내년 11월 총파업을, 김상구 후보조는 사회적 대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6일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노총 임원선거 1차 투표에서 기호 3번 양경수·윤택근·전종덕(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가 18만9천309표(31.26%)를 득표해 1위를 기록했다. 기호 1번 김상구·박민숙·황병래 후보조가 15만9천464표(26.33%)로 뒤를 이었다. 기호 2번 이영주·박상욱·이태의 후보조는 15만6천67표(25.77%)를 득표해 3위를, 기호 4번 이호동·변외성·봉혜영 후보조는 2만1천603표(3.57%)를 득표했다.

2번·4번 후보 지지 표심 어디로 움직일까

1차 투표에서 모든 후보조가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하면서 1·2위를 차지한 두 후보조가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결선투표는 이달 17일부터 23일까지 치러진다.
투표율로 본 조합원들의 관심도는 우려와 달리 높았다. 1차 투표율은 63.28%로 민주노총 직선제 역사상 가장 높았다. 2014년 1기 직선제 1차 선거 투표율은 55.9%였다. 2017년 2기 직선제는 53.8%였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3년 사이에 조합원수가 (20만명가량) 늘었는데, 신규조합원의 관심이 (투표율 상승으로) 나타난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는 선거권자 95만7천98명 가운데 60만5천65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무효표는 7만9천208표, 기권표는 35만1천447표였다. 무효표는 ‘5번 지지후보 없음’을 선택한 표다.
두 후보의 진출로 결선은 ‘사회적 대화’ 쟁점이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상구 후보조는 공세적 사회적 교섭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삭발·농성 같은 방식의 투쟁만으로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투쟁하지 말자는 주장은 아니다. 김상구 후보조는 “교섭과 투쟁 두 개의 수레바퀴로 굴러가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는 전임 김명환 집행부가 중도사퇴한 원인이 된 의제이기도 하다.
반면 양경수 후보조는 사회적 대화에 부정적이다. “정부가 자본편향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 노사정이 참가하는 사회적 대화는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양경수 후보조는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전태일 3법을 쟁취하기 위해 내년 11월3일 총파업을 결의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1차 투표에서 양경수 후보조 지지율은 김상구 후보조 지지율보다 4.93%포인트 앞섰다. 당선되지 못한 이영주 후보조·이호동 후보조 지지층 표심이 어느 후보조로 분산될지 주목된다. 김상구 후보조는 “2차 결선 투표에서는 거대 정파 패권주의와 특정 정당 배타적 지지방침에 반대하면서 민주노총 중심성을 명확히 한 이들과 통합지도부를 구성하고, 민주적 조직운영에 찬성하는 모든 세력들과 연대하기 위해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겠다”고 밝혔다.
양경수 후보조는 장기적인 정치방침으로 진보정당의 단결을 실현해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양경수 후보조는 “1차 투표결과는 ‘제대로 투쟁하라’는 조합원의 명령”이라며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16개 지역본부 중 서울·인천·충북본부는 결선행

민주노총 중앙선거와 함께 치러진 16개 지역본부 선거 결과도 윤곽을 드러냈다. 과반수 득표 후보조가 나오지 않은 서울·인천·충북본부 등 3개 지역본부를 제외한 13개 지역본부에선 당선자가 확정됐다. 서울본부의 경우 3개 후보조 중 다득표한 기호 1번 김진억·이현미·김호정(본부장·수석부본부장·사무처장) 후보조와 기호 2번 최은철·임헌용·노혜령 후보조가 경합한다. 인천본부는 기호 1번 이인화·오순옥·신창균 후보조가, 충북본부는 김선혁·이진희·김용직 후보조가 결선에 올라 조합원에게 찬반을 묻는다. 민주노총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두 지역본부의 경우 모두 각각 두 명의 후보씩 출마했지만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조가 없었다”며 “다수 득표 후보조에 대해 찬반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결선이 치러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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