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전 수석부위원장

각 산별에서부터 지부, 총연맹에 이르기까지 민주노총 선거가 한창입니다. 제1노총이 된 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선거에 안팎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습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에서 이례적으로 2명의 후보가 출마해서 경쟁을 하고 있는 모습도 새롭고 신선합니다. 물론 걱정도 공존합니다.

하지만 민주노총 선거가 조합원이 자기 조직의 대표자를 뽑는 축제가 되길 바라며, 전종덕 사무총장 후보와 노동운동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느꼈던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전종덕 동지는 민주노총 사무총장으로 가장 적임자임을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외환위기 시절 김대중 정부는 모든 공공부문은 30%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며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할 것을 강요했습니다. 당시 강진의료원은 전체 정원의 40%를 감원하고 의료원을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맞서 강진의료원과 순천의료원은 동시 파업을 결의했습니다. 하지만 순천의료원 파업 조직은 쉽지 않았습니다. 공사 노조 특성상 투쟁의 경험은 없었으며 파업은 더욱 생소하고 낯설었던 것이었습니다. 강진의료원 조합원들은 파업 전야제를 마치고 다음 날 강진을 떠나서 파업 첫날 출정식을 순천의료원에서 진행했습니다. 전종덕 동지는 임산부와 어린애들을 안은 강진의료원 여성조합원들과 함께 전무후무한 ‘원정파업’에 돌입한 것입니다. 강진의료원 조합원들의 원정파업은 순천의료원 조합원들에게도 엄청난 용기가 되었고 필수유지 부서를 제외한 모든 조합원들이 파업투쟁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순천에서 강진의료원, 순천의료원 조합원들의 동시파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동시파업으로 기세가 오른 조합원들은 ‘가정파탄 방치하는 전남도는 각성하라’며 전남도지사를 상대로 싸웠고, 당시 집권당인 민주당 전남도당 점거농성까지 펼쳐가며 총파업 투쟁 16일만에 끝내 승리했습니다. 외환위기 시절 투쟁 할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타협과 양보가 유행처럼 번지던 시절에도 조합원들을 조직하고 스스로의 투쟁으로 직장과 일자리를 지켜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전종덕 동지는 민주노동당 최연소 도의원 경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51명의 도의원 중에서 노동자 도의원 1명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50 대 1로 싸우기에도 벅찼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전종덕 동지가 선택한 방식은 주민들의 힘에 의거하는 것이었습니다. 10만명이 넘는 주민 서명으로 우리 농산물 이용 학교급식 조례 제정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광역단체 중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제정하게 되었고 이는 곧 전국적인 조례 제정운동으로 확대되며 지금의 무상급식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종덕 동지는 언제나 지역민들의 힘을 믿고 지역민들에게 의거하면 못 할 일이 없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전종덕 동지는 민중의 힘과 지혜를 스스로 체득하고 있는 동지입니다.

전종덕 동지의 경험 속에 민주노총의 숙제를 해결할 방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IMF 시절처럼 코로나 경제위기를 앞세우며 고통분담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경제위기 논리는 노동현장을 위축시키고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전가할 것입니다.

이럴수록 민주노총이 조합원의 힘을 믿고 조합원을 투쟁으로 조직한다면 못해 낼 일 없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IMF 구조조정 저지 투쟁의 경험을 갖고 있는 전종덕 동지는 코로나 시대 노동운동을 책임지고 나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조합원을 힘의 원천으로 삼고 그 힘을 조직해 승리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전종덕 동지가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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