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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고용위기,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매년 20만~30만명대를 유지했던 1명 이상 사업체 종사자 증가폭이 10만명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 지표도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난기본소득과 고용유지지원금 상향, 고용·생활 안정자금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끄려고 한다. 하지만 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하다는 고용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대규모 실업을 막고 취약계층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다른 대책은 없는 것일까.

양질의 일자리를 거시경제 운영 중심지표로 삼아야

▲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

정부는 해고금지를 통해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는 총고용과 안정적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경제악화·대량실업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무엇보다 고용 중심의 거시경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즉 고용유지·창출과 내수 확대를 중심에 둔 거시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경제위기 시기에 양질의 일자리 유지와 창출은 경제정책이면서 핵심 사회정책이다.

대대적인 재정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은 가장 먼저 비정규직·중소영세기업·하청 노동자·특수고용 노동자·여성 같은 고용과 소득이 불안정한 취약노동계층의 소득·일자리 유지에 집중돼야 한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은 비정규직 같은 취약계층의 해고방지에 우선 집행돼야 한다. 그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인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위기기업에 대한 지원은 해고금지와 고용유지를 전제조건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 일각에서 추진하려는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내수침체를 가속화 한다. 오히려 경기침체를 장기화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적 연대와 타협에 기초한 일자리 나누기가 먼저 모색돼야 한다. 그리고 향후 취약계층별로 직면한 어려움에 대한 구체적 실태파악과 이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지원이 요구된다.

고용, 특히 양질의 일자리를 거시경제 운영의 중심 지표로 설정하자. 고용집약적 산업에 대한 지원 확대, 사회서비스 시장 확대,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한 내수 확대, 고용창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위기의 비용은 노동자를 비롯한 전 국민이 부담하고, 위기의 고통은 취약노동 계층에게 집중되며, 위기극복의 혜택은 소수 대기업 등 자본과 고소득층에게 돌아갔다. 노동자와 자본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그리고 소득계층 간 격차와 불평등이 심화한 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의 사태가 되풀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해고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창의적인 시도해야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또 다시 도둑처럼 위기가 찾아 왔다.

현재는 경기진작과 소득보전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한 일시적 처방은 위기대응의 시작단계에서 요긴할 수 있고 또 필수적이다. 허나 현재 미증유의 전 세계적 대공황을 암시하는 상황에서 그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 보다 과감하고 역동적이고 입체적이며 창의적인 시도를 구상해야 한다.

일단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를 핑계로 한 해고를 함부로 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수적이다. 기업 회생을 위한 지원을 하되, 반드시 해고를 하지 않으려는 자구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기업에 한정해야 한다. 또 그것을 장려해야 한다.

고용안전망이 취약한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 고용은 개인에게 엄청난 사회적 자산이다. 사회적 신뢰 자본을 담지하고 있는 사회구성원들 간의 관계망이다. 이를 함부로 훼손하고 파괴하면 이후 복구비용이 더 든다. 정부 혼자서 다 감당하기는 분명 힘들다. 그러하기에 사회적 이해당사자들 스스로 다 같이 이 흐름에 동참하고, 또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

독일 전기·금속산업 노사는 얼마 전 ‘위기협약’을 체결해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않되 임금인상을 연말까지 동결했다. 연방고용청으로부터 받는 조업단축 지원금(기존 세후 임금의 60~67%대 수준)에 더해 크리스마스 보너스와 휴가비를 12개월로 나눠 월급에 추가했다. 또 노사가 함께 노동자 1인당 350유로에 해당하는 기금을 조성해 사회적 난관에 처해 있는 이들 위주로 우선 지원해 간다는 방안을 합의했다.

우리와 제도나 관계의 성격은 다르다. 하지만 이런 류의 합의는 분명 고용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이해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크다.

이미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데 우리 국민들은 탁월한 인지능력과 공감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세계적으로 입증했다. 보건위생의 영역뿐 아니라 일자리 질서 수호를 위해서도 그러한 의지와 역량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고 본다. 원칙을 확실히 하고 다 같이 움직여 가는 게 핵심이다. 사회혁신의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진다면 위기가 반드시 파괴적이지만은 아닐 것이다.

총고용 유지, 모든 노동자에게 사회안전망을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

▲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실장

코로나19 사태 초반 연차강요·무급휴직 피해를 호소하던 노동자들이 사태가 장기화할 수록 권고사직·해고 통보를 받으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특히 저임금의 작은 사업장·특수고용 노동자·일용직·아르바이트·노조가 없는 사업장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생계 절벽에 내몰려 있다.

안 그래도 평소 법·제도 사각지대에서 먹고 살기 힘겨웠던 취약계층 노동자들은 감염병이 무서운게 아닌, 굶어죽는 게 더 무섭게 돼 버린 상황이다.

가장 우선적인 조치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해고를 금지하는 것이다.

정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지리 않고 노동자 해고를 막고 고용을 유지시켜야 한다. 정부가 내놓은 기업지원 100조원은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지원돼야 한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도 간접고용된 용역·하청노동자가 배제되는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원청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용역·하청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용역·하청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도록 하고, 고용보험 미가입 사업장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사회보장제도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근로기준법 적용제외 문제도 민낯을 드러냈다. 문제를 알았으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노동계가 집중협의를 통해 빠르게 법·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이제 물리적인 감염 예방·방역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생존권의 문제, 고용의 문제에도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정부의 역할이자 사회 공동체의 역할이다.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고용보장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 구성하자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지난 2~3월에는 단기 아르바이트·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에서 일자리를 상실한 사람이 많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권고사직으로 고용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5월 이후에는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다. 지금 정부가 내놓는 고용유지 대책은 회사가 일정 정도 수익이 있을 때, 기업 존속이 가능할 때 효과가 있는 조치다. 그런데 관광·항공·레저·호텔·서비스·유통의 경영악화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반기로 접어들면 민간부문에서 구조조정이 불거질 것이다. 무급휴직 수준의 충격을 훨씬 상회한다. 재난기본소득이나 고용유지지원금은 이 국면에서 단기 정책에 불과하다. 중·장기 정책을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

노사정이 고용안정 협약을 해야 한다. 독일 폭스바겐이 노동시간을 줄이고 고용을 유지한 전례가 있다. 이 같은 처방 없이는 공공부문을 제외한 전 민간영역에서 발생한 구조조정 국면을 돌파할 수 없다. 글로벌기업에서 특히 문제가 심각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미국같은 코로나19 피해를 많이 입은 지역에 본사를 둔 글로벌기업은 이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국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정책도 이미 내놓고 있다.

주 30시간 근무, 주 4일제 근무까지 열어두고 노동시간·출근일 조정을 고민하자. 노동시간을 줄이되 고용안정을 유지하자는 취지의 협약을 산업별·업종별로 해야 한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주 40시간 근무도 불가능한 국면이 온다. 불확실성이 높을 때 사회적 타협이 발생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운영해야 한다. 최저임금도 사회적 대타협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다. 지역·업종별 고용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사회 집단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는 재정을 지원하고, 기업은 고용을 유지하고, 노동자는 노동시간단축을 포함한 임금양보로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 노동계는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화를 제안해야 한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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