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공동취재단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백두산을 많이 갔습니다. 지금도 많이 가고 있지만 그때 나는 중국쪽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이제야) 소원이 이뤄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오른 뒤 소회를 털어놓았다. 김 위원장은 “남북·해외동포 모두 함께 보자”고 답했다.

백두산 오른 남북 정상, 한라산에서 다시 만날까

남북 정상은 20일 사흘간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대장정을 백두산에서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른 아침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나와 평양시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순안공항으로 향했다. 순안공항에서 삼지연공항에 도착한 뒤 차량으로 백두산으로 이동했다.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오른 두 정상은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며 “남쪽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을 염두에 둔 한라산 등반 이야기도 나왔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에 서울 답방을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며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 확고한 비핵화 의지 거듭 확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박3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등반을 마친 뒤 김 위원장 배웅 속에 삼지연공항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로 이동해 대국민보고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19일 5·1 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이 ‘한반도를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연설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 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했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 폐기에 이어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한다면 영변 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이는 결국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뜻과 같다”고 평가했다.

“미국도 역지사지로 북한과 대화 재개하길”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비핵화의 빠른 조치를 위해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회담이 조속히 진행되기를 희망했다”며 “미국도 이런 북한의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조기에 재개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결실은 군사 분야 합의”라며 “제대로 이행되면 남북은 수도권을 겨냥하는 장사정포 같은 상호 간 위협적인 군사무기와 병력 감축 논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전협정 이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종전하는 것이고 미래 전쟁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없애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남북정상회담 정례화를 의미하는 것이자 남북이 본격적으로 오가는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정부는 평양공동선언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범정부 추진체계를 만들고 남북 고위급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 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다시 한 번 당부한다”며 “평화는 한반도에 사는 모두의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평양공동취재단·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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