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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정치권 탓에 6월 개헌 무산 … “다음 기회 꼭 살려야”여야 정쟁 속에 노동헌법 개정 물거품 위기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지난해 5월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공약했던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동시개헌이 여야 정쟁으로 끝내 무산됐다. 31년 만에 찾아온 개헌동력을 상실한 셈이다.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개헌이 물거품 위기에 처하면서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다.

대선공약 내팽개친 보수야당
문재인 대통령 "6월 개헌 무산"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투표법이 기간 안에 개정되지 않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실시가 무산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공약이었던 6월 지방선거 동시개헌 무산을 선언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석에 따르면 2014년 위헌결정이 내려진 국민투표법 조항 개정시한은 지난 23일이었다. 국내 거소신고를 하지 않은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제한한 조항을 바꾸지 않으면 개헌 국민투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여야 정당은 개헌 내용과 방송법 개정안, 더불어민주당 댓글 조작 의혹(드루킹) 특검 여부를 놓고 대치하다 시한을 넘겨 버렸다.

6월 지방선거 동시개헌은 지난해 대선후보들의 공통공약임에도 개헌에 소극적이었던 야당의 책임이 크다. 개헌 저지선인 국회의석 3분의 1 이상을 확보한 자유한국당은 6월 개헌 합의, 9월 국민투표를 주장하면서 일찌감치 공약을 폐기했다. 청와대·여당의 '대통령 4년 연임제'에 맞서 '국무총리 국회 선출제'를 고수하면서도 비례대표성 강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는 인색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정의당과 함께 6월 개헌을 위해 거대 양당을 대상으로 중재·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자유한국당과 '드루킹 특검 연대'를 하면서 외려 정쟁을 확산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권력구조 개선안을 포함한 주요 쟁점에서 집권여당다운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외유 논란과 드루킹 의혹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개헌 내용에 대한 쟁점을 떠나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국민투표법 개정을 반대한 야당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국면 돌파카드를 전혀 내놓지 못한 여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노동존중 헌법 멀어지나
“대통령 개헌안 보완해야”


노동권 보장을 위한 헌법 개정도 물거품이 됐다. 노동계와 법조계는 올해 6월을 절호의 기회로 봤다.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오긴 했지만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은 '노동'이라는 용어 사용, 원칙적인 공무원 노동 3권 보장, 단체행동권 목적 확대, 노동조건 노사 대등결정 원칙 같은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헌 논쟁이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되면서 노동권을 포함한 국민기본권 신장을 위한 개헌은 다음을 기약해야 할 처지다. 김선수 변호사(법무법인 시민)는 “6월 지방선거가 노동헌법 개정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는데 정치적인 계산에 가로막혀 무산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헌안 철회 여부를 결정한다.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9월 개헌 국민투표 또는 2020년 총선과 맞물린 개헌이 예상된다. 6월 개헌만큼 동력이 붙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헌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승수 공동대표는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동의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해결책을 찾을 책임이 있다”며 “자유한국당은 9월 개헌 약속을 지키고, 여당은 야당 핑계만 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수 변호사는 “국민 염원이 있으니 총선 전에는 기회가 올 것”이라며 “대통령 개헌안에 반영되지 않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고용안정·직접고용·무기고용 원칙, 노동자의 사업운영 참가권 명시, 방위사업체 단체행동권 제한 삭제를 개헌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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