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정기훈 기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사외이사 겸직과 음주운전, 학생 호통 논란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장관 후보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라”고 몰아세웠다. 여당은 “선의의 피해자”라고 조 후보자를 보호하거나 “정치적으로 의혹을 부풀린 정황이 있다”고 맞섰다. 조 후보자는 여러 논란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야당 “진짜 몰랐냐” 사외이사 논란 집중 추궁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지난 1일 새벽 1시께 마무리됐다. 조 후보자가 먼저 자신의 과오를 사과했다. 그는 음주운전과 학생 호통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에게 사과할 뜻이 있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다시 머리를 숙였다.

고려대 미래대학 설립 여부를 논의하던 교무회의에 항의하던 학생들에게 호통을 쳤던 것에 대해서는 “교직에 있을 때 항상 학생들 편에 서서 판단하고 이야기하려 노력했다”며 “그날 감정이 격해져 소리를 크게 냈지만 학생들과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관계로 대화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 겸직 논란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현직 교수가 사외이사를 겸직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장관은커녕 교수조차 못될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외이사 겸직을 몰랐다면 정말 무능력한 것이고 알고도 모른다고 하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추궁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한국여론방송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것도 몰랐냐”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사외이사에 선임된지 몰랐고 경영에 간섭한 적이 없으며 배당·임금 같은 어떠한 수익도 얻은 적이 없다”며 “설립자인 진아무개씨가 도와 달라기에 도와줬고 그를 너무 믿은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라고 답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여론방송 편성책임자로 등재된 전아무개씨와 통화를 했는데, 이분도 자신이 편성책임자인지 몰랐고 ‘아마 설립자인 진씨가 그냥 넣었을 것’이라고 답했다”며 “조 후보자가 좋은 뜻으로 도운 것이 악용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당 이용득 의원은 “한국여론방송 출신으로 조 후보자에게 사외이사 의혹과 관련해 카카오톡으로 유도 문자를 보냈던 사람이 현직 국민의당 디지털소통본부장인 조아무개씨”라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역공을 취했다. 또 “양대 노총 산별연맹과 노동전문가·학자들이 공식성명을 내고 조 후보자를 지지하고 있다”고 엄호했다.

"노동가치 복원해 나라를 나라답게"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정부의 ‘나라를 나라답게’에는 노동은 인간 삶의 원천이라는 노동가치 복원 의미도 담겨 있다”며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노동기본권 보장을 통한 노동존중사회 실현 △일터 민주주의를 위한 노동이사제 도입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주당 52시간으로 노동시간단축 △최저임금 1만원 △노사정 대화 정상화를 통한 협치 시대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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