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노조 설립 뒤 노사가 갈등을 거듭하던 을지대병원에서 결국 첫 파업 사태가 발생했다. 노사는 단체협약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을지대병원지부(지부장 신문수)는 27일 오전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은 노조가 단위사업장의 임금·단체협약 타결을 촉구하며 2차 총파업에 나선 날이다. 애초 파업에 돌입하려던 노조 고대의료원지부·원주의료원지부·서울시동부병원지부는 이날 새벽까지 밤샘 교섭을 벌인 끝에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을지대병원 노사는 지난 26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조정회의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부에 따르면 조정회의에서 노사는 임금인상안을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첫 단체협약이라 논의할 내용이 많으니 임금인상에 우선 합의한 뒤 단협안을 살펴보자는 취지다.

그런데 임협도 벽이 높았다. 병원은 기존에 내걸었던 임금안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해 기본급 6.6%를 인상하고, 직책수당을 인상해 1.3%의 임금인상 효과를 얻는 내용이다.

지부는 기본급 11% 인상안을 제안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앞서 을지대병원이 상여금과 일부 수당을 제외해 통상임금을 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지급한 6개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라고 했다.

노사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충남지노위는 황인택 병원장의 교섭 참여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거절했다. 결국 조정회의는 파행했다. 지부는 이날 오전 7시 파업에 돌입했다. 필수 인력을 제외한 조합원 4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신문수 지부장은 “병원이 (지부의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면서도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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