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단체협약 후퇴안을 요구하다 수용되지 않자 인력감축을 예고했던 알리안츠생명이 정리해고에 나선다.

6일 알리안츠생명노조(위원장 제종규)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노조에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관련 노사협의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회사는 공문에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인력구조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향후에도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노조에 7일 해고계획 설명과 대상자 선정 기준 마련을 위한 협의를 갖자고 제안했다. 전체 직원의 10% 가량인 90여명을 해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지난달 9일부터 단체협약 개정과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위해 교섭을 벌여 왔다. 퇴직금 누진제 등을 폐지하려는 사측과 회사 주인이 바뀌기 전 고용안정망을 마련하려는 노조의 요구가 맞닿아 성사된 교섭이었다.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4월 동양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합병이 유력한 만큼 합병 후 3년 동안 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의 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요구가 수용되면 단협 개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회사는 고용보장 기간을 매각 후 2년으로 제시하고, 노조에 단협 개정을 요구했다. 회사는 교섭 상황을 관리자인 부서장과 지역단장에게 알렸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단협 개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정리해고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노조에 흘러들었다.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리해고설을 흘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달 2일 열린 5차 교섭에서도 노사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회사는 정리해고 통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노조가 추가 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묵살했다.

노조는 “회사가 안방보험과 맺은 매각 계약을 앞세워 단협 후퇴와 인력감축에 나선 것”이라며 “회사 손실은 대부분 역마진에 의한 것으로 긴급한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인수사 입맛에 맞추려고 부당한 정리해고를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경쟁력 약화로 향후 지급여력비율도 위험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회복하려면 정리해고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해고회피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의 협의 요청을 수용할 예정이다. 제종규 위원장은 “협의에 참여해 사측에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알리고, 노조 차원의 해고회피 방안을 마련해 사측에 이행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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