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노동위원회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이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고, 노조간부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내도록 내부 직원을 포섭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회사측은 노조를 비방하는 역할을 맡은 직원을 ‘빅마우스’라 칭했다. 이들의 역할은 노조간부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내는 것이다. 홈플러스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의 부당노동행위 정황은 2일 <매일노동뉴스>가 서비스연맹에서 입수한 중앙노동위원회 판정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달 28일 중노위는 아시아드점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내리고 해고된 계산원 4명에 대해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서비스연맹은 “중앙노동위 판정을 통해 노사가 화합하는 것이 기업발전에 기여한다는 교훈을 깨닫길 바란다”며 “노조와 조합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내 여론형성층 ‘빅마우스’는 무슨 일 했나

지난해 4월부터 유아무개 지부장에 대한 소문이 점포에 돌기 시작했다. 유 지부장이 노조간부 신분을 이용해 병가사유 없이 병가를 쓰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그리고 병가 기간 동안 집회에 참석하고 쇼핑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유 지부장은 지난해 4월과 6월 발목 염좌와 미추골절상을 당해 병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문의 출처를 추정할 수 있는 이메일 한 통이 중앙노동위 부당노동행위 심문 과정에서 공개됐다.

지난해 5월8일자 회사 이메일에는 “빅마우스 담당들과 공유해 노조쪽의 악의적 병가 사용에 대해 지속 커뮤니케이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해당 메일은 임아무개 지점장이 김아무개 인사파트장에게 보낸 것으로, 유 지부장 병가와 관련한 점포의 대응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이 밖에 임 지점장은 이메일에서 “지속적인 노조의 작업에 (대해) 점포는 이를 활용한 역공세로 대응하고, 노조가 악의적인 계획을 가지고 점포와 싸우자고 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2일 아시아드점 주간동향 문건에 따르면 점포 관계자는 “7월10일이 지나면 이런저런 일들이 생길 거 같은데 우군화작업이 시급하다”며 “간단한 소주라도 하면서 담소도 나눌 자리를 주관하고 만들어야 하는데 개인돈으로 자리를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경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 보면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유지부장의 휴가와 관련해 빅마우스 직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직원들에 대한 '우군화작업'을 위해 회사 경비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사 차원의 부당노동행위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아시아드점 조합원에겐 무슨 일이?

2014년 9월 아시아드점 계산원으로 입사한 안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는 같은해 11월 노조에 가입했다. 이들은 수개월 단위로 초단기계약을 맺었는데, 지난해 8월31일 계약이 연장되지 않아 해고됐다. 홈플러스에서는 15개월 이상 근무할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아시아드점은 지난해 3월3일과 같은달 5일 세 차례에 걸쳐 직원 면담을 실시했다. 그런데 3일 면담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5일은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면담이 열렸다. 김아무개 파트장은 조합원 면담에서 “(3월 재계약은) 다 진행되지만 다음번 (계약은) 좀 부담스럽습니다”라고 계약해지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아시아드점은 재계약 시점을 4일 앞두고 계산원 6명 중 4명의 계약을 해지했다. 해고된 계산원은 모두 조합원이다. 지부 조합원은 지난해 8월께 14명이 탈퇴했다.

중앙노동위는 “사용자가 지부장 병가와 관련해 악의적인 여론 형성을 한 정황이 인정된다”며 “우군화작업이 시급하다는 취지로 본사에 경비를 요청하는 등 반조합정서가 드러난 점을 종합할 때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중노위는 이어 “사용자가 계산대 근무인원 감축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 만큼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지난해 11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다. 부산지노위는 올해 2월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내렸다. 홈플러스는 3월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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