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기관과 경제연구소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내리고 있다. 내수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하고 잠재성장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4일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6%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내수 부양책 효과가 남아 있는 데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2.9% 성장하지만 하반기에는 2.2%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개별소비세 인하가 끝난 영향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2.1%)보다 떨어진 1.8%에 머물고, 설비투자도 내수와 수출 정체에 따른 수요하락으로 4.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LG경제연구원도 우리나라 GDP 성장률을 2.4%로 내려 잡았다. 국내 예측기관이 내놓은 전망치 중 가장 낮다.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GDP 성장률을 2.7%에서 2.5%로 낮춘 바 있는데, 이날 다시 0.1%포인트 낮아진 2.4%를 제시했다.

연구원은 “세계경기 부진과 우리 주력제품의 산업경기 위축 등으로 국내경기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이 호전되기 어렵다”며 전망치 하향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원은 특히 “수출 부진으로 기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고용과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경기 활력이 점차 떨어질 것”이라며 “주택경기 상승세가 멈추면서 건설투자 증가세 역시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기관뿐 아니라 국내외 대부분 기관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중후반대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12일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2.7%로 수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달 30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현재 3.0%인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조만간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예정이다. 현대경제연구원(2.8%)과 한국경제연구원(2.6%)도 2%대 전망치를 내놓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만 3%대 성장을 장담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미국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재정·통화정책 여력이 있고 투자·수출 활성화 대책과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3.1%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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