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월 말까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출연연구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방침인 가운데 노동계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압박을 받은 기관들은 취업규칙 변경을 위해 개별동의서 징구와 온라인투표를 강행하고 있다. 공공연구노조(위원장 이성우)는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21일 노조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지난 15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출연연구기관 기관장들을 정부서울청사로 불러 국책연구기관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9월 중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라"고 기관장들에게 통보했다.

국무조정실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출연연구기관에 내년도 임금인상률 삭감·기관평가 불이익·기관장 성과연봉 불이익 같은 페널티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러자 각 출연연구기관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공공기관에서 논란이 됐던 취업규칙 변경 개별동의서를 받는가 하면 한 연구원에서는 온라인투표를 하기도 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출연연구기관들의 정년은 대부분 60세다. 노조가 "정년연장 효과가 없는 임금 삭감일 뿐"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노조는 이날 오전부터 세종국책연구단지 내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장을 투쟁거점으로 삼아 임금피크제 도입 반대 싸움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출연연구기관과 부설기관은 26곳이다. 이 중 15곳이 노조로 조직돼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임금 강제 삭감을 출연연구기관에 강요하면서 노조와 동의 없이 취업규칙 변경이 추진되는 등 현장에서 탈법·불법이 일어나고 있다"며 "노조는 정부의 불법적인 임금 삭감 강요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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