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집단사망이 의문사가 아닌 업무관련성 직업병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산업의학계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어 한국타이어 문제가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의문사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응용)는 24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뇌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한국타이어 퇴사 노동자 3명에 대해 초미세분진 등 유해요인에 의한 직업병이라는 소견이 담긴 최종진단서가 나왔다”며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산업재해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아무개(69)·안아무개(66)·윤아무개(68)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을 신청했다. 임종한 인하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지난 17일 이들에 대해 폐렴·협심증·본태성원발성고협압 진단을 내렸다. 임 교수는 진단서에서 “유기용제·분진(카본블랙)·가소제 등 여러 직업적인 노출요인이 질환 발병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종한 교수는 이날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외국에서 카본블랙과 심혈관계질환의 관련성을 인정하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고열과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하더라도 강력한 심혈관계질환 발병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국타이어처럼 집단 사망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의 분진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카본블랙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07년 역학조사 당시 카본블랙에 포함돼 있는 다핵방향족탄화수소를 측정한 바 있다”며 “일부 공정에서 검출됐으나 대부분 저농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공단은 한국타이어 초미세분진에 대한 추가 역학조사를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매일노동뉴스 3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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