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충북도청 옥상 점거농성이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6일만에 끝났다.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19일 오후 5시25분께 경찰은 600여명의 전투경찰과 사복경찰 60여명을 투입해 지난 14일부터 ‘충북도 및 원청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12명의 농성자들을 전원 연행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께부터 충북도청 옥상 주변으로 그물망 등 안전장치를 설치, 오후 5시께 진압준비를 모두 마쳤다.


경찰은 진압작전이 떨어지자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부쉈으며 농성자들이 난간에 올라 뛰어내리겠다며 진압에 저항했지만 5분만에 전원 연행했다. 경찰은 농성장 아래에서 항의하던 조합원 2명도 함께 연행해 총 14명을 청주 흥덕경찰서와 상당경찰서로 분리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18일 충북도가 기자회견을 통해 "도청 불법점거, 어떤 타협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힘에 따라 경찰이 강제진압에 대한 명분을 얻은 반면, 사상유례 없는 도청 점거농성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도민들의 불편을 방치했다는 비난에 직면하자 이같이 강제진압을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지난 2월 서울 하이닉스 서울사무소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당시 충북도청은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며 우리의 농성 중단을 직접 설득했었다”면서 “그로부터 6개월이 넘게 지났지만 과연 무슨 노력을 했는지 의아스럽다”고 규탄했다.

한편 농성자들의 진압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시민사회단체 및 노동계는 농성장 주변으로 집결해 경찰의 강제진압을 규탄했으며 민주노총 충북본부 주최로 이날 오후 7시 농성장 주변에 위치한 상당공원에서 ‘하이닉스 폭력진압 규탄대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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