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회사 부도나면서 어려운 상황을 겪어 봤잖아요. 끼니는 챙겨 가면서 투쟁하라고….”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사측이 남겨놓은 부채 78억여원을 고스란히 떠안고 지난해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을 출범시켰던 민주버스노조 진주삼성교통지부가 1년 전 자신들과 똑같은 상황에 놓인 민주버스노조 진주신일교통지부에 매달 투쟁지원금 1,000만원을 지원키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진주시내 3대 시내버스회사 중 하나인 신일교통은 자금난으로 업체 부도위기가 고조되면서 지난 4일부터 버스운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에 신일교통지부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진주시가 회사를 인수하고, 노조에 경영을 위탁할 것 △신일교통 사업주를 구속·처벌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 비대위는 “매년 버스회사에 거액의 예산을 지원해 온 진주시가 정작 이들 업체의 각종 불법행위는 철저하게 관리·감독하지 않았다”며 “진주시가 회사 부도에 대해 책임지고, 사태해결에 나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버스노조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회사가 최종 부도처리 될 경우 노조가 떠안게 될 채무는 체불임금을 포함해 약 6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65명에 달하는 신일교통지부 조합원들이 퇴직금은 물론 밀린 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이자, 같은 지역 버스노동자들이 팔을 걷어 부쳤다. 진주 시내의 또 다른 버스회사로 지난해 부도 위기를 겪으며 자주관리기업을 출범시킨바 있는 삼성교통의 노동자들이 최근 노조 총회를 열어 신일교통지부에 매달 1,000만원씩 지원키로 결의한 것이다.

이현흠 삼성교통지부 지부장은 “우리도 전 사업주가 남겨놓은 빚을 갚느라 사정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밀린 임금 한 푼 못 받고 투쟁하는 같은 지역 버스노동자들을 못 본체 할 수 없었다”며 “신일지부 조합원들의 투쟁이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 매달 1,000만원씩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투쟁지원금은 삼성교통지부가 ‘삼성교통 자주관리기업 경영단’으로부터 지급받은 후, 신일교통지부에 직접 전달한다. 삼성교통지부는 신일교통지부에 노조간부 1명을 파견, 투쟁사업도 직접 지원하고 있다.

한편 두 노조는 지난 23일 ‘공동투쟁본부’를 결성, ‘신일교통사태 해결’ 및 ‘버스 완전 공영제 도입’ 등을 전주시 당국에 공동으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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