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준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본점 부산 이전에 대한 입장을 외쳐 묻다가 경호 인력에 의해 강제로 격리됐다.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김현준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입장을 외쳐 묻다가 경호인력에 강제로 제지·격리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부는 “대통령실은 입을 틀어막더니, 국민의힘은 자기 귀를 틀어막은 채 다른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5일 한국노총과 지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출근인사를 하던 한 위원장에게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왜 해야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지부는 매일 아침 출근시간에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부산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 등 지부 조합원 서너 명은 한 위원장이 산업은행에서 700미터 거리의 여의도역 인근에서 인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사를 하는 한 위원장에게 접근하지 못한 김 위원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왜 해야 하는 겁니까”라고 여러 차례 질의했다. 한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반드시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공약”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낮은 목소리였는지 몰라도, 현장에 있던 저에게는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에게 답변을 요청하던 김 위원장은 경호 인력에 의해 군중이 밀집하지 않은 장소로 밀려나 강제로 격리됐다. 20여 분의 출근길 인사가 끝나고 나서야 경호인력은 김 위원장의 격리를 풀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와 외침을 외면하고, 물리력을 동원해 노동자를 강제 격리한 국민의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지지자들만의 열렬한 환영과 환호를 받아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는 것이 목적(이냐)”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국가 금융산업 기반을 통째로 흔드는 산업은행 졸속 이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오늘 아침 노동자에게 행해진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격리에 대해 진심을 담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지부는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그 근거를 지부는 여러 차례 밝혔고, 그에 대한 정부·여당의 입장과 반박을 확인하기 위한 대화와 토론회 개최 등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며 “부산지역의 표를 얻기 위한 생색내기 공약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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