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지난해는 기쁘고 희망이 넘치기보다는 걱정과 근심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민주노총의 힘이 부족한 탓인가 싶어 죄송한 마음도 앞섭니다. 그럼에도 희망은 늘 우리 자신이었음을 기억하고 행복해지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가는 끊임없이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걸음이고, 민생은 엉망인데 정쟁만 넘치는 정치가 우리를 더 답답하게 합니다. 경제력은 세계 10위 수준이라는데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노인빈곤율은 40%가 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진지한 논의와 대책이 필요합니다. 기업이 잘 돼야 노동자가 잘살고, 나라가 부강해야 국민이 행복하다는 오랜 거짓에 의문을 표해야 합니다.

올해 총선은 여야의 승패도 중요하겠으나, 어떤 지향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국회를 구성하는가에 더 주목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국회마저 장악한다면 노동자·서민의 삶은 더욱 힘겨워질 것이고 우리 사회는 심각한 퇴행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래서 집권 2년이 되는 윤석열 정권에 ‘NO!’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던져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담론과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총선이 돼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누구나 노조를 할 수 있으며, 법의 보호를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서민들이 자녀·집·노후 걱정을 떨쳐 낼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더욱 폭 넓고 촘촘하게 보장해야 합니다. 그래야 소멸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낮은 출생률을 극복할 수 있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국민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늘 거리의 맨 앞자리에서 싸울 것이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더욱 치열하게 하겠습니다. 노조를 갖지 못한 노동자들, 국민들과의 소통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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