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 한국노총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올해 초 임원선거에서 국민의힘 차원의 선거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 자율성을 침해하는 선거개입이 이뤄지면서 여당에 대한 신뢰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선거 당시 여당 의원 개입설, 김 위원장 공개 언급

김 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위원장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에 대한 의견과 정부·여당을 향한 자기 생각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힘은 선거 때마다 한국노총에 협조 요청을 하고, 중립이라도 좀 지켜 달라고 얘기한다”며 “평상시에 노동 문제에 대한 당의 대응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선거 때 와서 한번 도와달라고 한다고 그게 (내부에서) 쉽게 설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자율성을 생명으로 하는 노조선거에 외부 권력이 개입하면 해당 조직은 어려움에 부닥칠 수밖에 없고 조직 정체성도 흔들린다”며 “유감스럽게도 이번 한국노총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노골적인 개입(이 있어) 이런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3파전으로 치러진 올해 한국노총 임원선거에서는 한국노총 출신 국민의힘 의원이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얘기는 공공연한 사실처럼 나돌았다. 하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경제단체하고만 소통”
14일 노사정 대표자 오찬

최근 복귀를 선언한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김동명 위원장은 “내부에 여러 가지 논쟁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제가 전격적으로 결단을 해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게 될 것 같다”며 “정부 정책을 관철시키는 일방적인 통로로 활용하거나 노동을 정책구현을 위한 들러리 정도로 치부하면 대화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조직노동 이해만을 요구하거나 관철시키는 통로로 사회적 대화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화 의제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탄소 중립 산업 전환, 인구 변화, 지역 소멸 등의 사회적 의제를 광범위하게 논의하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여당의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단체장들하고는 소통하면서 노동계와는 단 한 번도 그런 기회를 만들지 않았고, (정책의) 내용적으로도 노사 간의 균형을 잃었다”며 “노동을 이렇게 멀리하고 일방적으로 자본의 편에 서는 게 보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자의 삶을 지키고 권리를 지키고,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드는 게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저의 유일한 원칙”이라며 “서로가 함께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 대화가 하고 싶으니, 많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안철수 의원은 사회적 대화 복귀를 결정한 한국노총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 간담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나라 전체가) 내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서로가 힘들어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고 해결돼야 한다”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복귀한 한국노총을 도와드릴 수 있을까 (싶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한국노총이 제시하는 현안과 고민을 당에 전달·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명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찬 회동을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들이 경사노위 주최 행사에서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