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L이앤씨 중대재해 근절 및 고 강보경 일용직 하청노동자 사망 시민대책위원회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동 DL이앤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의 국정감사 불출석을 규탄하고 있다. <시민대책위원회>

‘중대재해 최다 기업’으로 알려진 DL그룹의 이해욱 회장과 1년 사이 노동자 2명이 숨진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정감사에 불출석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노동계와 유족이 강하게 반발했다.

DL이앤씨 중대재해 근절 및 고 강보경 일용직 하청노동자 사망 시민대책위원회와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동 DL이앤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쇄 산재사망사고를 일으킨 대기업 총수들이 입법기관의 증인 소환조차 해외 출장을 핑계대며 거부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두 그룹 회장의 국감 불출석에 대해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행태이며 노동자의 죽음을 방치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자신이 소유한 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의 국정감사를 무용지물로 만들려고 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국회가 대표하고 있는 국민을 철저히 무시하고 우롱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지사장’이 아닌 그룹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책임자로서 국감에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DL그룹과 SPC그룹은 반복되는 중대재해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는데도 모두 허언으로 끝났고, 그룹은 여전히 총수 일가의 돈벌이를 위해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생산과 이윤을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두 그룹 회장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국회에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사업 확장을 위한 해외 출장이 국감 불출석의 정당한 사유로 받아들여져 별다른 제재 없이 넘어가면 국회가 대기업 총수를 국정감사장에 불러내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해욱·허영인 회장은 자신의 돈벌이를 위한 해외 출장을 취소하고 노동자의 생명을 다루는 국정감사에 당장 출석할 것 △국회는 사적인 사업 투자를 위해 국회법상 국정감사를 우습게 여기는 이해욱·허영인 회장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개최할 것 △국회는 이해욱·허영인 회장을 청문회장에 세워 반복되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근본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허 회장과 이 회장은 지난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허 회장은 독일 뮌헨에서 10월 21∼26일까지 열리는 IBA(국제제과제빵 박람회)에 직접 참여한다고 밝혔고, 이 회장은 지난 8월부터 계획된 해외 순방의 일환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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