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한 카페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내일을 위한 두 번째 이야기’ 간담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임세웅 기자>

당·정·대가 중소기업 현장 청년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간담회에 청년노동자 대표로 중소기업 대표 아들을 불렀다. 그는 간담회에서 청년노동자 대표 자격으로 “현장에서는 주 69시간 근무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당·정·대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한 카페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내일을 위한 두 번째 이야기’ 간담회를 열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노동자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김지호 삼덕상공㈜ 생산관리팀장과 김마리나 코코넛사일로㈜ 웹디자이너, 이수진 ㈜서흥알이에프 사원이 청년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문제는 김지호 팀장이 김권기 삼덕상공 대표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을 확실히 대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간담회에서 이런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팀장은 “주 69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고 하면 부정적이진 않다”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현장에서는 많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사장 아들이 중소기업 청년노동자로 등장해 정부여당의 정책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연장근로,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가 지나치게 사무직 위주 논의로만 이어졌다”며 “정해진 시간 안에 납품해야 하는 제조업 현장에서는 오히려 제대로 된 보상만 받을 수 있다면 근로시간, 수당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마냥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마리나 코코넛사일로(주) 웹디자이너는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의견을 대표했지만, 이 역시 정확한 중소기업 스타트업 청년노동자의 의견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코코넛사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회사고, 연장근로는 웹개발자들이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코코넛사일로는 화물차 시장을 타겟으로 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김마리나 디자이너는 “앱 출시 시기가 다가오면 당연히 야근해야 하는데, 저희는 프로젝트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있어 자발적으로 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노조 없는 중소기업 노동자 보호대책으로 ‘중소기업 권익신고센터’를 전국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약속했다. 당정은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19일 당정협의에서 임금체불 근절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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