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10년에 걸쳐 적자 경영이 계속된다며 청산을 발표한 한국와이퍼가 최근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1천170억원 증자한 사실이 확인됐다.

5일 금속노조를 통해 입수한 한국와이퍼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보면 한국와이퍼는 지난달 29일 1천170만주를 발행했다. 주당 금액은 1만원으로 1천170억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장석우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회사는 최근까지 누적적자가 400억원이라고 주장했는데, 당시 자본금은 50억원이었다”며 “1천170억원으로 증액한 것은 누적적자를 보충하고도 누적 적자의 두 배 가까이 자본금을 증가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1천170억원이면 한국와이퍼가 1년여간 지출한 인건비의 7배에 달하는 돈”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와이퍼는 지난해 7월 “10년에 걸쳐 적자 경영이 계속되고 있다”며 전 사원에게 문자를 보내 한국 내 와이퍼 사업 철수계획을 밝혔다. 이후 고의청산 의혹이 일었다. 그해 9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와이퍼와 모회사 덴소 등 관계사의 재무구조를 분석해 “한국와이퍼가 제조단가보다 낮은 매출단가로 거래단가를 그룹 내에서 정해 한국와이퍼의 재무를 의도적으로 부실화시켰다”고 지적한 바 있다.

회사가 청산을 앞두고 자본금을 증액한 것은 노동자에게 지급할 희망퇴직금과 위로금으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는 일방적인 청산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과 선전전 등을 지속해 왔다. 현재는 경기도 안산시 한국와이퍼 공장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다.

최윤미 분회장은 “경영이 어려워 청산해야 한다는 것은 회사의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얼마든지 회사를 살릴 수 있었는데 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와이퍼쪽의 입장을 요청했지만 회신하지 않았다. 한국와이퍼 노사는 청산과 관련해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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