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 닷새째인 2일 서울 이태원역 1번출구 앞을 찾은 시민들이 꽃과 편지 등을 두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2022년 10월29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믿을 수 없는 참사가 일어났다.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축제에 인파가 몰려들면서 해밀턴 호텔 옆 골목길에서 158명이 압사했다.

이번 참사는 8년 전 세월호 참사 트라우마를 소환했다. 참사 피해자의 부모와 친구, 그리고 시민들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울부짖었다. 정작 참사에 책임이 있는 국가는 발을 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막을 수 있던 사고가 아니다”고 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이기 때문에 구청의 책임과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여권 인사와 극우 보수층은 세월호 참사 때처럼 “놀러 갔다가 죽은 사람들”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시체 팔이 하지 마라”며 유족들을 조롱했다.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국정조사 기간 45일 중 28일째 되는 날에서야 조사를 시작했다. 국무총리는 시민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들의 항의에 횡단보도 신호까지 위반하면서 내빼기 바빴다.

최저 영하 15도에 이르는 한파가 찾아왔다. 몸이 얼어붙는데도 피해자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는 거리에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이 더 이상 슬픔과 분노, 추위에 떨지 않도록 국가가 응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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