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병원 일반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1명이 실제로 담당하는 환자수와 적정 환자수가 7.6명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근무조건에서 담당 환자수를 줄이면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과 직무 만족도 모두 2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간호사 인력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가 ‘간호사 대 환자수 비율’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2일 보건복지부-보건의료노조 노정합의에 따라 인력확충을 위해 현재 간호관리료 차등제를 ‘간호사 1명당 실제 환자수 기준’으로 상향 개편하기로 했다. 개편방안은 2022년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차원에서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먼저 발표한 것이다. 노조는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노조 요구안을 확정해 복지부와 개편방안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노조와 대한간호협회,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이 공동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 한정애·김민석·인재근·고영인·서영석·김원이·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함께 주최했다.

적정 환자수 상급종합병원 5.9명, 종합병원 6.7명, 병원 7.8명

김진현 교수는 지난 3월2일부터 4월15일까지 간호사 대 환자수 적정기준에 대한 현장 의견을 수렴하려는 목적으로 전국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 9천185명(온라인 6천181명·대면 3천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간호사 1명이 실제로 담당하는 환자수와 적정 환자수를 조사한 결과를 입·퇴원 관리, 민원관리 등을 하는 책임간호사 일명, ‘데스크 전담 간호사’를 포함하지 않은 1안과 포함한 2안으로 나눠 도출했다. 1안은 현재 담당 환자수가 상급종합병원 11.6명, 종합병원 13.3명, 병원 16.8명인데 적정 환자수는 7.3명, 8.8명, 9.2명으로 나타났다. 2안은 현재 담당 환자수가 각각 9.3명, 10.1명, 14.3명인데 적정 환자수는 5.9명, 6.7명, 7.8명이었다.<표 참조>

현재 간호사 1명당 환자수를 유지한 상태에서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자 의료기관 종별 평균 2.38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직무 만족도 또한 2.11점에 그쳤다. 간호사 1명당 환자수 기준 마련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간호사의 업무량과 노동강도’가 43.3%로 가장 높았다.

간호사 1명당 적정 환자수가 제도화됐을 때 기대효과에 대해 묻자 이직 의도, 직무만족, 노동강도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5점 만점에 각각 4.4점, 4.5점, 4.6점을 기록했다.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측면에서도 각각 4.6점이었다.

“모든 보건의료 노동자 인력기준 마련으로 나아가야”

복지부도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정성훈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간호관리료 차등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고, 노정합의 결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면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고용과 수가가 직접 연계가 안 된다든지, 병상기준에서 환자기준으로 바꿨을 때 간호사를 위한 근무여건 개선에 쓰이도록 모니터링하고 있고 가이드라인도 제시했지만 실질적인 이행력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간호인력에 이어 모든 보건의료 노동자 인력기준 마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은 “의사·간호사 외 모든 보건의료 노동자의 인력 실태조사 및 인력기준 마련도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보건의료인력종합계획에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시행 계획을 포함하고 적정인력 기준 마련을 위한 단계적 프로세스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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