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1.23 목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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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 알레르기에 막힌 국립대병원 정규직 전환

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10일 다시 파업을 한다. 이미 분당서울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은 5일로 29일째 파업을 하고 있다.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 직접고용은 주무부처인 교육부의 요구다. 병원 경영진은 수차례 약속을 뒤엎고 있다. 서울대병원 결정을 따르겠다고 하더니 직접고용을 노사가 합의하자 딴전을 피우는 식이다. 직접고용 방식 정규직 전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국립대병원 정규직 전환 어디까지 왔고, 무엇이 문제인가.

▲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정부, 대학병원들 담합 조사하고 조치하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보건의료노조 지부가 있는 경상대병원·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 병원장들이 모여 간접고용 노동자를 자회사에 고용하는 방식으로 담합했다. 병원측은 말을 계속 바꿨다. 서울대병원 노사가 합의하기 전에는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을 하면 우리도 하겠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합의 뒤에는 지방 국립대병원은 다르다고 하더니, 충북대병원과 경북대병원에서 직접고용 합의를 한 후에는 우리끼리 결정하겠다고 한 것이다.

충남대병원은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자회사 방식에 합의했다. 병원측은 자회사로 가면 정년 65세, 직접고용하면 정년 60세를 적용한다고 했다. 고령노동자라 정년에 민감한 점을 악용한 것이다. 채용절차도 직접고용하면 공채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자회사는 전부 채용하고 고용도 보장된다고 했다. 전환 격려금으로 1인당 100만원을 더 주겠다고 홍보했다. 자회사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노조 조합원이 없는 콜센터·주차·보안 노동자 70여명이 자회사 동의서를 썼다. 노조가 있는 미화·시설 분야는 직접고용을 요구했지만 의견을 듣지 않고 노·사·전 협의회에서 합의했다. 최근 병원장이 새로 임명돼 지난달 말 면담을 했는데 시간을 달라, 원점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만나서는 예전과 똑같은 자회사 얘기를 했다. 노조 대표자들은 조건이 낮아도 직접고용을 원한다고 얘기했다.

다른 병원들은 충남대병원 상황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충남대병원이 자회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10일에 파업에 들어가고, 11일 충남대병원 집중투쟁을 하는 까닭이다.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다 알고 있다. 기존 정규직 전환 합의에 정부도 역할을 했다고 본다. 문제는 담합이다. 청와대와 교육부가 담합하면서 공공병원의 사회적 역할을 저버린 대학병원을 조사해서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 힘없는 간접고용 노동자를 회유하고 협박한 것,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노조가 특별한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합의한 수준에서 하면 된다고 했다. 교육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 여영국 정의당 의원

자회사 고집? 모범답안 아니야
여영국 정의당 의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대표하는 문재인 정부 정책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자회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년 넘게 정부는 뒷짐 지고 있고, 현장에서는 희망고문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국공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 직접고용은 전환율도 매우 낮다. 대부분 국립대병원에서 여전히 ‘자회사’를 고집하고 있다. 마치 ‘자회사’만이 모범답안인 것처럼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는 전향적으로 직접고용을 추진했다. 병원 측의 ‘자회사 불가피론’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비용 문제에 있어서도 인력업체의 관리비 비용이 없어지는 만큼 충분히 처우개선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자회사’를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기본은 노무관리에 대한 부담, 두려움이다. 혹시나 이들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더 힘을 가져 병원 내에서 파업을 하면 이에 대한 노무관리를 병원에서 직접해야 하고, 그럴 경우 어떻게 하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노동이 있는 곳에 노조가 있고, 또 때에 따라서는 갈등도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업장 책임자의 책무 중 하나다. 사람을 고용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책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노동존중 사회의 기본이다. 이 겨울이 끝나기 전에 서로 좋은 소식을 나눌 수 있도록 어깨를 겯자.

▲ 윤병일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 분당서울대병원분회장

한 집안인데 분당서울대병원은 자회사 꼼수
윤병일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 분당서울대병원분회장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 본원이 지난 9월3일 간접고용 노동자 직접고용을 발표하기 이전 정규직 전환 실무협의회에서 “본원이 결정돼야 분원인 우리도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9월3일 서울대병원이 합의한 뒤 같은달 5일 분당서울대병원은 실무협의회에서 “서울은 서울, 분당은 분당”이라는 말 바꾸기를 하며 “다른 국립대병원 흐름을 지켜보자”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비정규직 규모가 커서 전체 직원을 직접고용하기 어렵다”는 망발을 일삼았다. 분당서울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는 1천300여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년 규정과 정규직 전환 절차 같은 ‘조건을 내세운 직접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자회사로 전환하라고 요구한다. 한 집안 한 식구인데 서울은 직접고용하고 분당은 자회사 꼼수를 쓰겠다는 건가. 5일 현재 우리는 간접고용 노동자 전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77일째 병원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는 29일째, 원장실 앞 복도 점거농성도 6일째를 맞았다.

병원측은 국무총리가 주문하고, 교육부가 중재해도 무시하고 최대한 시간 끌기를 통해 무노동 무임금 파업 대오가 무너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직접고용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다. 이번에 안 되면 앞으로는 더 어렵다는 심정으로, 질긴 놈이 끝내 이긴다는 마음으로 투쟁하겠다.

▲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

부산대병원, 더 이상 무슨 핑계 찾을 건가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발표가 난 지도 2년이 넘었다. 부산대병원 비정규직의 희망고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부산대병원은 비정규직 투쟁이 1년간 지속돼도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조차 내고 있지 않는 무능함의 끝판을 보여 주고 있다. 직접고용 결단은 병원장에게 달린 문제다. 이제는 더 이상 변명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대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하면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하자, 부산대병원은 “지방대병원은 서울대병원과 다르다”고 했다. 이제 지방대병원도 하나하나 직접고용을 하고 있으니, 이제는 더 무슨 핑곗거리를 찾을 건지 의문이다.

부산대병원은 아직까지 자회사 꿈을 버리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자회사는 용역회사에서 간판만 바꿔 단 것이라는 것이 지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1천500명의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에서 드러났듯이 자회사는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만드는 통로가 됐다. 철도공사 자회사의 실체가 이번 KTX 정규직 비정규직의 공동파업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마치 자회사로 가면 더 좋은 대우를 해 주겠다는 사탕발림에 노동자를 기만하고 속였다. 막상 자회사로 전환된 동지들이 왜 투쟁을 하겠나? 전·현직 임원의 자리 만들기로 전락한 자회사, 공공병원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회사는 꿈도 꾸지 마라.

병원은 직접고용을 조건으로 교육부에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하면 예산이 수반된다는 거짓을 선동하고 있다. 비정규직 목숨 줄을 인질로 교육부에 예산지원을 요구한다니 날강도가 따로 없다. 노조가 제시한 직접고용 조건이라면 지금의 용역비 예산 범위 내에서 충분히 전환 가능하다. 파업 돌입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병원은 직접고용 전환을 결단하고 노조와 교섭테이블에 나오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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