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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교대제 개편 시동 걸어야, 전제는 인력충원"의료노련 '병원 내 연장근무 대안은 없는가' 국회 토론회 열어
▲ 의료노련

병원노동자 10명 중 7명은 일상적으로 연장근무에 허덕이고 있지만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하는 노동자는 26%에 불과했다. 병원노동자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누리기 위해서는 병원 근무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스웨덴처럼 6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거나 교대제를 4조3교대나 5조3교대 등으로 개편하자는 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근무제도를 개편하려면 충분한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병원노동자 68.2% "이직 고려 중"

의료노련(위원장 이수진)은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병원 내 연장근무 대안은 없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김혜림 연맹 정책부장은 올해 3월 전국 14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사무행정원 1천3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 병원노동자 68.8%가 "연장근로가 일상화돼 있다"고 답했다. 간호사 직군의 연장근로 비율이 특히 높았다. 조사에 응한 간호사 983명의 78.8%(775명)가 일상적 연장근로를 한다고 했다.

일상적 연장근로가 발생하는 이유는 업무하중(52.4%) 때문이다. 그러나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받는 경우는 26%에 그쳤다. 연장근로수당을 신청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평가 승진 등 불이익 우려"가 52.4%를 차지했다.

병원의 과중한 노동은 밥 먹는 시간조차 뺏었다. 병원노동자 21%는 "식사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식사시간이 20분 미만이라는 응답도 35.7%를 차지했다. 강도 높은 노동 때문에 10명 중 7명은 "이직을 고려해 본 적 있다"고 밝혔다.

민송희 순천향대 부천병원노조 위원장은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미국은 5.4명, 일본은 7명인데 우리나라 병원은 25명이 보통이고 많게는 50명씩 도맡고 있다"며 "노동집약적 산업 특성상 인건비 절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탓에 생긴 병원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근무체계 도입하자"
문제는 간호인력 수급


스웨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고센버그시에서는 2016년 병원에서 '6시간 근무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68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실시했지만 효과는 컸다. 근무만족도가 높아지고 서비스가 좋아져 생산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김혜림 정책부장은 "우리나라도 6시간 노동제를 도입하거나 교대제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식으로 근무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 위원장은 "병원에서는 연장근무가 일상이다 보니 아예 6시간 노동제를 도입해서 노동시간을 대폭 줄이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현 서울대 교수(보건경제학)는 "병원에서 실현가능한 4조3교대나 5조3교대, 4.5조3교대를 놓고 장단점을 비교해 봤지만 문제는 인력수급"이라고 지적했다. 근무조를 한두 개 더 늘리려면 지금보다 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병원 경영진이 과연 이를 수용하겠냐는 우려다.

스웨덴 고센버그시 경우도 간호사 6시간 노동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추가인력(17명)과 관련한 재정부담 문제로 결국 2년 시범운영으로 끝났다. 이날 토론회 결론도 병원노동자의 워라밸을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채용이 선행돼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현재 부족한 간호인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근무제도 개편 역시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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