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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기회일까 위기일까 "노조 선택에 달렸다"한국노총 중앙연구원 ‘4차 산업혁명과 노동조합 과제’ 보고서에서 밝혀
   
▲ 매일노동뉴스 자료사진
독일 폭스바겐은 2016년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사건을 만회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계획을 밝혔다. 2025년까지 최대 300만대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정했다. 기술개발에 따라 노동자 3만여명 감축을 예상했다. 폭스바겐 노사는 2025년까지 경영상 해고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미래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자연감소와 고령자 파트타임 제도를 활용한 조직퇴직·노동자 재교육과 전환배치로 일자리 감소에 대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기차 생산계획에 따라 10년 후 발생할 고용효과를 사전에 분석·공유하며 공동 대처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노조 참여 없는 기술발전은 재앙 초래”

노동계가 4차 산업혁명을 무조건 찬성·거부로 볼 것이 아니라 기술이 가진 위협·기회 요소를 분석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과 노동조합의 과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노조의 참여 없는 기술발전이 자본 이윤창출 도구로만 사용돼 노동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선자 선임연구위원은 폭스바겐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노동계가 보다 적극적이고 전문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폭스바겐은 디지털화와 함께 기술 숙련·노동자 교육에 중점을 둔 미래협약을 체결하며 고용안정을 꾀하고 있다”며 “디지털화는 탈규제가 아닌 더 많은 민주화(공동결정)를 필요로 하며 이를 통한 조절된 디지털화가 바람직한 사회·경제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노조총연맹(DGB)이 참여하는 독일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 ‘산업의 미래 협의체’는 노동자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직업교육 개선과 강화를 위한 사회적 협약인 ‘교육과 재교육을 위한 연합’이다. 독일 노사정은 올해 말까지 교육생 일자리 확대·직업교육 기회 확대·직업과 지역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 직업교육 질 강화, 직업교육 성과 향상을 비롯한 10개 중점사업을 실행한다. 디지털 시대 좋은 일자리 창출은 기술혁신에 적응할 수 있는 합당한 교육과 재교육이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기술발전에 대비한 교육은 각 산별노조와 단위사업장까지 이어지며 고용안정을 위한 미래협약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노조 전문성 키우고 노동자 훈련·교육 강화해야”

한국은 어떨까. 노조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 결정이나 추진 과정에 참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관련 정보도 습득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지난해 9월 출범한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노조가 관심을 가지고 개입하지 않는다면 스마트공장 구축 같은 생산·업무 디지털화가 노동력을 대체하고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고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인력감축과 노동강도 강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모비스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중앙연구원이 지난해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노조간부 인식조사’를 한 결과 현대모비스노조는 신기술·신설비 도입, 자동화 생산 같은 기술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은 생산라인 증설 등 인원 변동사유가 발생하면 노사가 고용안정위원회에서 인원 재배치 방안을 협의한다. 노사는 단체협약에 “회사는 신기계·기술 도입·작업공정 개선·경영상 또는 기술상 사정으로 인한 인력 전환배치·재훈련 및 제반사항은 계획수립 즉시 조합에 통보하고 고용안정위를 구성해 심의·의결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현대모비스는 지속적으로 인력감축을 동반한 기술변화가 진행돼 왔음에도 생산물량과 고용이 증가했다”며 “기술 전문성을 갖춘 노조는 부가가치가 높고 미래지향적인 아이템은 사업장으로 유치하고, 사양화되거나 부가가치가 낮은 아이템은 조정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확산 속도와 범위는 기술 가능성과 경제성은 물론 기업·노동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인식·적응도와 사회 전반 수용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노조는 기술발전, 기업은 투자전략과 신기술·신설비 도입에 관심을 갖고 적극 개입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이 급격한 기술발전에 적응해 신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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