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청소·경비·주차 노동자들이 본관 점거농성 8일째인 23일 오후 본관 로비에서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서울시내 대학들이 비용절감을 위한 청소·경비노동자 인력감축 뜻을 굽히지 않자 엄동설한임에도 농성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달 11일과 15일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과 반장식 일자리수석비서관이 고려대와 연세대를 잇따라 방문해 학교측에 청소·경비노동자 인력감축 문제 해결을 권고했지만 학교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 “적립금 쌓아 놓고 해고”

한파 경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총장 답변을 듣겠다”며 홍익대 본관 사무처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분회는 “수차례 학교측에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구했지만 학교는 용역업체 소관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7천억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아 놓고 돈이 없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홍익대측은 올해 초 용역업체를 교체하면서 청소노동자 4명을 줄여 계약했고, 노동자 4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22일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홍익대 노사 면담 자리에서 홍익대측은 “현재 벌어지는 투쟁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지난해 노조 생활임금 보장투쟁에 대해서도 업무방해·건조물침입·재물손괴 혐의로 조합원 7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지부는 24일 오후 홍익대 본관 앞에서 대학 규탄 결의대회를 한다.

“농성장에 난방·온수까지 끊다니…”
연세대 "비인간적 처사" 반발에 나흘 만에 난방 가동


연세대는 지난해 말 청소노동자 16명과 경비노동자 15명이 정년퇴직한 자리를 채우지 않았다. 결원을 충원하지 않거나 하루 3시간짜리 초단시간 아르바이트로 대신하는 구조조정을 했다.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며 이달 16일부터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학교측은 본관에 2개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부서 교직원을 다른 건물로 이동배치했다. 농성 나흘 만인 지난 19일에는 본관 로비 난방과 화장실 온수를 끊었다. 노동자들이 학교측의 비인간적 처사에 항의하자 이날 오후부터 난방을 틀고 온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세대분회가 이날로 8일째 농성 중인데도 대학본부측은 노동자들과 대화하지 않고 있다. 이경자 연세대분회장은 “설 명절도 다가오는데 비정규 노동자들이 이렇게 찬 바닥에서 고생하고 있다”며 “총장이 하루속히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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