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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기능인 양성에 투자해 기능올림픽 종합우승 되찾아 오겠다"
   
▲ 정기훈 기자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던 노동계 대표 인물의 공공기관행은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혹자는 아쉬움을, 혹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18일 취임한 김동만(59·사진)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얘기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내정 전후로 수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보다 전문성을 가진 공단 내부 인사 발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숙고를 거듭하던 그가 취임 후 태세를 전환했다. 공단 사업과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있다. 과거 공단이 추진한 사업을 비판했던 기사는 중요한 참고서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도 숙독하고 있다. 공공기관운영법 테두리 안에서 이사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찾기 위해서다.

김 이사장은 "공단에 마지막 봉사를 하러 왔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 영달을 위해 온 게 아닌 만큼 공단을 위해, 공단 성원들이 원하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매일노동뉴스>가 취임 한 달을 맞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김 이사장을 만났다.

- 취임한 지 딱 한 달째 되는 날이다. 어떻게 지내셨나.

"한 달이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와 보니 공부할 게 굉장히 많은데 서울과 울산을 왔다 갔다 하느라 정작 집중해서 공부할 시간은 많지 않더라. 공단 이사장이 한국기술교육대 이사장을 겸임하는 데다, 공단 업무 특성상 서울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월요일부터 수요일 오전까지 울산에 있다가 수요일 오후에 서울에 올라와 업무를 보고, 일요일에 다시 울산에 내려가는 식이다. 현장도 돌았다. 포항 현장방문을 가서 지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직원들을 만났고, 지역본부·지부 직원들의 고충을 들었다. 앞으로 더 많이 현장을 돌아야 한다."

정기훈 기자


- 직원들은 무슨 얘기를 하나.

"아무래도 한국노총 출신이다 보니 노사관계에 거는 기대가 큰 것 같다. 그런데 노사관계만 좋다고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공단의 우수한 직원들이 주말도 없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처우가 좋지 않다. 시간외수당도 다른 기관보다 적다. '월급 받아 월세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공공기관은 주어진 예산대로 한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이라고 해서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취임 한 달이 지났지만 소위 '위원장 물'을 다 빼진 못한 듯 보였다. 실제 그 자신도 '노동운동가'와 '공공기관장'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과거에 나도 공기업 공공성을 강화하고 자율성을 달라고 하면서 여러 번 관련부처에 쫓아가서 싸우고 그랬는데, 공단에 와서 경영자 위치에 서다 보니 뭔가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 노동운동 경험을 공단 운영에 어떤 방식으로 녹여낼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현장을 더 많이 알지 않겠나. 그동안 쌓은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국회나 경제단체들의 협조를 구하고 다양한 사업을 함께하는 데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단이 500여개 자격증 시험을 치르는데 시험장소를 섭외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학교에서 장소를 빌려주지 않으려 한다. 자격증을 따는 것 자체가 정부 일자리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교육기관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협약(MOU) 체결을 추진해 볼 생각이다."

김 이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마당발 인맥'의 소유자다. 노동운동 32년 동안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노동계는 물론 재계·학계·정치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인맥을 활용해 정부 일자리 창출과 공단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박근혜 정부 당시 '능력중심 사회 구현·고용률 70% 달성' 국정과제를 위해 공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대표적 사업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일학습병행제, K-Move다. 여러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정권이 바뀌어도 좋은 정책은 쭉 이어져야 한다. 한데 적폐로 보는 시각이 많다. NCS는 정착단계에 들어가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 때 밀어붙인 게 있다 보니 국회에서 NCS 예산 반을 깎겠다고 하더라. 안 된다고 반대했다. NCS가 중요도만큼 제대로 활용이 잘 안 되는 점은 아쉽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NCS도 보완해야 한다. K-Move는 해외취업을 하고 나면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취업에 성공하면 손 떼는 게 아니라 청년들이 어떻게 회사를 다니고 있는지까지 파악하고 지원해 줘야 한다. 일학습병행제는 청년들과 중소기업 간 인력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도록 한 건데, 실제 중소기업들이 참여하는 게 어렵다. 중소기업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 이사장이 최근 민감하게 촉각을 곤두세우는 문제는 따로 있다. 공단이 한국기술자격검정원과 맺은 상시검정업무 재위탁 종료를 앞두고 노조(노동부유관기관노조 한국산업인력공단지부)가 특혜채용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된 검정업무 재위탁을 둘러싸고 촉발했던 갈등이 재점화할 분위기다.

당시 노동부는 '퇴직관료 일자리 만들기'라는 우려에도 비영리사단법인인 검정원을 설립해 공단이 수행하던 검정업무 일부를 재위탁했다. 그런데 지난해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재위탁 기관 공개모집 추진과 선정 과정에서 부당한 점이 발견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노동부는 검정원 재위탁 기간을 올해 6월까지로 정하고 이후부터는 공단이 직접수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인력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공단이 검정원 인력을 특혜채용하면 안 된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 검정원 재위탁 종료를 두고 갈등 조짐이 있다. 어떻게 해결할 건가.

"공단 직원들이 검정원 문제에 대해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공단 주업무가 검정업무인데도, 정부가 밀어붙여 검정업무 일부를 떼어 내는 과정에서 갈등이 컸다. 감사원과 국회가 잘못됐다고 지적해서 다시 원위치시키는 건데, 검정원 인력문제가 불거졌다. 노조와 TF를 구성해 재위탁 종료시점인 6월까지 전반적인 부분을 살펴볼 생각이다. 예민한 문제인 만큼 노사가 충분히 논의해 최적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김 이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2019년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종합우승을 되찾아 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44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중국에 이어 2위를 하면서 6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1977년 첫 우승 이후 21번 대회에 참가해 19번 우승했던 우리나라로서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는 "중국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리도 준비를 철저히 해서 종합우승을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능인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를 해야 한다"며 정부와 경제단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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