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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 컨설팅 사례 발표회] 에스피씨팩 교대제 개편으로 3천400시간대 장시간 노동 2천600시간대로장시간 노동 개선과 일·생활 균형 제도 컨설팅 사례 발표
▲ 노사발전재단

식품 포장지 인쇄·제조업체 ㈜에스피씨팩(SPC PACK)은 연평균 3천441시간의 초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연평균 노동시간(1천764시간)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시간을 일했다. 하루 법정 노동시간 8시간으로 나누면 에스피씨팩 노동자들은 OECD 평균보다 209일 더 일한 셈이 된다.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장시간 노동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에스피씨팩 노사는 노사발전재단에 '장시간 근로 개선' 일터혁신 컨설팅을 의뢰했다. 12주간의 컨설팅을 받아 노사합의로 현행 2교대를 3조2교대로 변경했다. 연평균 3천400시간이 넘던 살인적 노동시간이 2천676시간으로 13% 감소했다.

국내 최초 테스팅서비스 아웃소싱 전문기업 ㈜인피닉은 직원의 30%가 20~30대 여성노동자다. 숙련된 노동자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이탈이 잦은 게 고민거리였다. 업무특성상 고객사 일정에 따라 시간외근로가 평균 주 1회 이상 발생해 시간선택제 근무제도 필요성이 높았다.

경영진은 "숙련노동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겠다"며 재단에 '일·생활 균형' 일터혁신 컨설팅을 신청했다. 인피닉은 13주간 통합진단·전문컨설팅을 거쳐 연차 쿼터휴가제와 선택적 보상휴가제도, 전환형 시간선택제 근무제도를 도입했다.

◇교대제 개편하면서 일자리 창출=노사발전재단(사무총장 이정식) 주최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장시간 근로 개선과 일·생활 균형을 위한 일터혁신 컨설팅 사례발표회'에서 성공사례들이 발표됐다. 재단은 2010년부터 일터혁신 컨설팅을 통해 노사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임금체계 개선·평가체계 구축·장시간 노동 개선·비정규직 고용구조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장 실정에 맞는 통합진단 컨설팅과 기초 진단·자문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날 에스피씨팩의 장시간 근로 개선 일터혁신을 수행한 양주영 선임컨설턴트에 따르면 교대제 개편 컨설팅은 CPP반(일반 포장용 비닐인 CPP 생산반)에 한해 진행됐다. 에스피씨팩 근무형태는 주 6일형 2조2교대로, 주당 50시간 이상 일하는 형태다. 임금 지급형태는 기장급 이상은 월급제, 기장급 미만은 최저임금에 수렴되는 일급제로 운영된다. 월급제와 일급제가 혼용된 형태다. 양 선임컨설턴트는 2조2교대제를 주 7일형 3조2교대제로 개편하고, 임금 지급형태도 월급제로 일원화하자고 제안했다.

2조2교대제에서 3조2교대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임금이 20.4% 하락했지만 보전수당 등을 신설해 기존 임금 대비 92.4%까지 보전했다. 고용창출 효과도 있었다. 8명을 신규고용해 조당 인원을 유지하면서 노동강도 상승을 막았다.

양 선임컨설턴트는 "에스피씨팩 노사는 2조2교대 장시간 노동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했다"며 "컨설팅 직후 곧바로 교대제가 개편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성 사업장, 연차 쿼터 휴가제·선택적 보상휴가제 눈길=인피닉의 일·생활 균형제도를 컨설팅한 신동호 선임컨설턴트는 "조직 내 일·가정 양립지원 서비스 강화와 시간선택제 필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컨설팅을 했다"며 "지원제도 활용 증가와 가정친화적 조직문화 강화, 직원관리와 운영 효율성 증대를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재단이 일·가정 양립 관련 컨설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컨설팅에 따라 인피닉은 노사 합의로 연차 쿼터 휴가제와 선택적 보상휴가제를 도입했다. 연차 쿼터 휴가제는 기존 연차를 2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족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나 자기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선택적 보상휴가제는 연장·야간·휴일근로시 발생한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다. 신동호 선임컨설턴트는 "전환형 시간선택제 근무제 도입으로 임신·육아기 여성노동자들이 일생활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궁극적으로 복리후생 향상과 여성 숙련노동자 퇴직 방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컨설턴트가 노동시간단축 컨설팅을 할 때는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며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 독점해 왔던 근로시간을 나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식 총장은 "일터혁신 컨설팅은 장시간 노동을 개선하고 일·생활 균형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노동자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주춧돌"이라며 "우수한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노사 상생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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