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하이투자증권지부(지부장 박정현)가 회사가 매각을 앞두고 진행한 정관 개정과 임원 선임을 두고 “구조조정 목적”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와 지부는 3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점포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위한 주주총회를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부산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변경의 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변경된 정관에는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 이전 또는 폐지에 관한 권한은 대표이사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양아무개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양 전무는 지난해 말 열린 ‘리테일 점포혁신 테스크포스(TF) 설명회’에서 “예쁜 여자를 보면 하룻밤 자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경징계를 받고 오히려 사내이사로 직급이 높아졌다.

박정현 지부장은 “현대중공업은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지지부진하자 노동조건 악화와 퇴사 압박 같은 노동자 희생을 통해 매각 가격을 맞추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와 지부는 사측이 문제 임원을 승진시킨 것도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아무개 전무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6월 하이투자증권 매각 계획을 발표하기 한 달 전 현대중공업에서 하이투자증권으로 전출된 인물이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하이투자증권에서는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리테일TF 책임자로 영엄점 통폐합을 주도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주주총회를 비롯해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밀실에서 졸속적으로 추진하며 노동자를 배제한 채 구조조정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3만5천 조합원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양 전무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있고, 전문가로서 경영에 기여할 부분이 있어 선임된 것”이라며 “지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