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임원이 성희롱 발언을 반복적으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노동계와 여성계는 즉각 해임을 요구했다.

사무금융노조·한국여성노동자회·서울여성노동자회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아무개 전무가 사석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성희롱·성차별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뱉었다”고 밝혔다. 양 전무는 하이투자증권 모회사인 현대중공업 출신이다. 올해 5월 하이투자증권으로 옮겨와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성희롱 발언은 양 전무가 직원들에게 회사 영업점 통폐합 방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8일과 9일 울산과 부산에서 직원들을 모아 놓고 ‘리테일 점포혁신 테스크포스(TF) 설명회’를 열었다.

노조 하이투자증권지부(지부장 박정현)에 따르면 양 전무는 8일 설명회에서 “어떨 때는 마누라한테 당신밖에 없다고 하다가도 지나가는 예쁜 여자를 보면 하룻밤 자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 전무는 다음날 설명회에서도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울산 설명회에는 직원 50여명, 부산 설명회에는 직원 120여명이 참가했다.

지부는 당시 설명회에 참석했던 조합원 113명에게 해당 발언을 들었다는 진술서를 확보한 상태다. 지부는 회사에 양 전무 해임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다. 지부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사업주는 직장내 성희롱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경우 행위자를 징계하거나 그에 준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박정현 지부장은 “똑같은 성희롱 발언을 두 번 반복한 것은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라는 뜻”이라며 “회사는 양 전무를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양 전무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12일 인사위원회를 연다.

양 전무는 "조직 쇄신을 위해 변화가 필요한데 제 자신부터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다 나온 말"이라며 "불쾌감을 느낀 직원이 있다면 사과하고, 회사 인사위 조치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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