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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134일·1천600만명] “진짜 봄이 왔다” 한바탕 축제 벌인 촛불시민들“촛불을 끄지 말아 주세요” 3월25일, 4월15일 촛불 잇는다
   
▲ 사진공동취재단
   
▲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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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29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켠 촛불이 134일 만에 축포가 됐다. 헌법재판소 탄핵인용 이후 열린 첫 주말 촛불집회에서 “우리가 이겼다” “촛불이 승리했다” 같은 자축하는 구호가 쏟아졌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한 스무 번째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상 16도까지 올라 올 들어 가장 포근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봄은 오지 않는다”고 말했던 이들은 완연한 봄을 만끽했다.

20회·134일·1천600만명 촛불집회 참여

김광일 비상국민행동 집회기획실장은 “촛불의 명령 1호인 박근혜 파면을 이뤄 내 1라운드를 완승했다”며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1년의 3분의 1 동안 끈질기게 싸워 만든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상국민행동에 따르면 134일간 20회 촛불집회 누적 참석인원은 1천600만명이다. 본무대뿐만 아니라 행진 차량에서 발언한 시민들은 1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집회에서는 무대 밖에서 고생한 이들이 무대에 올랐다. 자원봉사자들은 “추운 날 핫팩과 주전부리를 챙겨 준 시민들께 감사하다”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매주 탄핵 초를 무료로 나눠 드린다고 소리치다 보니 20주 내내 목소리가 쉬었다” “모든 적폐가 청산될 때까지 집회 장소로 가장 먼저 달려오겠다”는 소회를 밝히며 서로를 격려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우리가 촛불을 끄는 순간 저들만의 세상, 저들만의 정치가 시작될 것”이라며 “비상국민행동은 박근혜 적폐 청산과 황교안 퇴진을 위해 3월25일과 4월15일 다시 촛불을 켜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안산으로, 성주로 모여 달라”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지역 주민도 무대에 섰다. 임순분 성주 소성리 부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된 순간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모여 팔을 반만 올린 채 만세를 불렀다”며 “사드가 온전히 철회되는 날 힘차게 팔을 높이 들고 만세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는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촛불이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소성리 주민들과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18일 오후 성주에서는 사드 배치 저지를 위한 전국 집중 평화버스 집회가 열린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 수십 명이 아이들 사진이 인쇄된 긴 플래카드를 펼치고 무대에 올랐다. '2학년 1반 수진아빠' 김종기 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세월호가 헌법재판소 탄핵사유로 인용되지 않아 허탈함과 분노를 느꼈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제2의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박근혜에게 세월호 7시간 책임을 묻고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들은 다음달 15일 광화문 촛불집회와 16일 안산에서 열리는 세월호 3주기 기억식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힘으로 이뤄 낸 것 확인하러 나왔어요”

집회 참가자들은 폭죽 퍼포먼스를 벌이며 어둑한 하늘에 밝은 불꽃을 수놓았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온 장미은(48)씨는 “대학생 딸과 함께 10여차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고 했다. 장씨는 “눈비 내리는 겨우내 고생한 보람을 찾았다”며 “함께 고생한 시민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어 오늘도 딸과 함께 참석했다”고 전했다.

민혜식(34)씨는 “전날 친구와 함께 탄핵 축하주를 마셨고 오늘 이 자리에도 같이 왔다”며 “네 달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풀 수 있는 장이 마련된 만큼 젊은이들이 같이 힘을 모아 광장을 이어 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신문희(34)씨는 “우리가 이뤄 낸 것을 만끽해 뿌듯하다”며 “시민들이 이룬 것을 확인하는 자리에 나오는 것까지 시민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분위기 ‘후끈’ 촛불 승리 콘서트

본집회 이후 시민들은 청와대·총리공관·도심 방면으로 나눠 행진했다. 청와대 앞에서는 “방 빼라” “박근혜 구속”, 총리공관 앞에서는 “황교안 탄핵”, 도심에서는 “촛불시민이 승리했다”는 구호를 외쳤다.

20주 동안 촛불집회 무대에 오른 공연팀은 100여팀이나 된다. 이날은 무대에 올랐던 팀 가운데 권진원·가리온·조피디·한영애·뜨거운 감자·우리나라·전인권밴드가 ‘촛불승리 축하 콘서트’를 열었다. 공연은 오후 9시쯤 시작됐는데, 인파는 줄어들지 않았다.

뜨거운 감자의 보컬 김C는 “오늘 이 노래만큼 이 자리에 어울리는 선곡은 없을 것”이라며 3집 앨범 수록곡 ‘봄바람 따라간 여인’을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조피디가 ‘친구여’를 부를 땐 광장 곳곳에서 시민들이 무리 지어 춤을 췄다.

가수 전인권씨가 반주 없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할 때에는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는 마지막 곡으로 ‘걱정말아요 그대’를 시민들과 함께 불렀다.

콘서트 말미에 무대에 오른 백기완 선생은 “정치권에서 대통령 한다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오늘 이 자리에는 안 나왔다”며 “대통령 후보들만 띄워 주고 촛불시민이 싸우는 이야기를 안 쓰는 언론은 봐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주최측 추산 집회 참여인원은 광화문광장 65만명을 포함해 전국 70만명으로 집계됐다. 시민들은 이달 25일과 다음달 15일 다시 광장에 초를 켜고 나올 것을 약속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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