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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영 유성기업 회장 '노조파괴 혐의' 법정구속재판부 검찰 구형보다 높은 1년6월 선고 … 현대차, 협력사 노사관계 개입 수사는?
   
▲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이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구속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이제라도 대오각성해 노조파괴 사태에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성범대위

금속노조를 파괴할 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어용노조를 설립해 노노 간 충돌을 야기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이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시나리오에 따라 노조파괴를 치밀하게 진행한 사실과 원청인 현대자동차가 개입한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노조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고소사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시영 회장 징역 1년6월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 '환호·눈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4단독(재판장 양석용 판사)은 지난 17일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영 회장에게 징역 1년6월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뒤 구속했다. 검찰 구형(징역 1년)보다 높은 형량이다. 창조컨설팅과 함께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검토·시행한 이기봉 유성기업 아산공장 공장장과 최성욱 영동공장 공장장은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유 회장 선고가 나온 당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1호 법정.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200여명이 빼곡히 들어앉았다.

"유시영 피고인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법정구속합니다."

판사의 선고가 나오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옆 동료와 부둥켜안고 눈물 흘리는 조합원이 적지 않았다. "(한)광호를 살려 내라"는 울부짖음도 법정을 흔들었다.

기쁨은 유성기업 노동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태와 닮은꼴인 노조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들도 재판을 지켜보다 서로를 얼싸안았다. 김성민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은 "판사가 판결문을 읽어 가던 30분 동안 지난 6년의 싸움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며 "한광호 열사 투쟁에 함께해 주신 전국의 수많은 동지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폐쇄 사태 발생 6년 만에 사용자 단죄
범죄사실 수십여 가지 확인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태는 2010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사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를 2011년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자동차 부품사가 원청인 현대차보다 먼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합의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 2011년 1월부터 5월까지 12차례 진행한 교섭이 불발되자 유성기업지회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같은해 5월18일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는 같은날 오후 곧바로 직장폐쇄를 했다. 공장 안에 있는 조합원들을 끌어내기 위해 경비용역을 동원해 다수의 부상자까지 발생시켰다.

지회는 그해 7월 복귀의사를 밝혔다. 회사는 이를 거부하고 8월에야 직장폐쇄를 풀었다. 그사이 회사는 창조컨설팅 자문에 따라 제2 노조를 설립했다. 해당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을 근거로 지회 조합원 27명을 같은해 해고했다.

노조파괴 과정에 현대차가 개입한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판결문에는 유성기업이 얼마나 치밀하고 끈질기게 지회를 와해시키려 했는지가 자세히 적시돼 있다. 기업노조를 설립시키기 위해 노조 설립절차를 알려 주고 설립신고서·규약·총회 회의록을 작성하는 데 회사가 간여했다. 이렇게 만든 어용노조는 지회를 무력화하는 도구로 이용됐다.

회사와 기업노조는 사측위원들로만 징계가 가능하도록 징계위원회 의결정족수를 줄였다. 부당징계로 판명 날 경우 징계기간 중 평균임금 150%를 지급하는 규정도 대폭 완화했다. 징계 남발을 억제하던 도구가 사라지자 회사는 폭주하기 시작했다.

양석용 판사는 "회사에 우호적인 노조를 육성하기 위해 컨설팅 계약까지 체결했다"며 "징계제도를 남용해 직원을 해고하는 등 유시영 회장은 최종결정권자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무겁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17일 목매 숨진 채 발견된 한광호(사망당시 42세) 조합원도 피해자 중 하나다. 그는 회사 관리자와 기업노조 간부들로부터 5차례 고소·고발을 당했다. 회사에서는 징계를 두 번 받았다. 사망하기 직전에도 회사로부터 징계위원회 사실관계조사 출석요구를 받은 상태였다. 근로복지공단은 그의 죽음을 업무상재해로 인정했다.

공격적 직장폐쇄를 개시하고 직장폐쇄를 유지함으로써 노동자들이 노조를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한 혐의도 범죄사실로 확인됐다. 유성기업은 단협에 위반하는 교육·인사배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경고장을 발부하는 방식으로 노조 운영에 개입하고, 사무직원들을 앞세워 기업노조에 가입할 것을 종용했다. 기업노조 총회는 유급으로 인정해 주면서 금속노조 총회·대의원대회 개최는 허가하지 않기도 했다. 이렇게 유시영 회장과 유성기업이 저지른 범죄사실은 수십여 가지 항목에 이른다.

협력사 노사관계 개입 현대차로 불똥 튈 듯
정몽구 회장 고소사건 새로운 국면으로


원청인 현대차가 창조컨설팅 시나리오에 따른 노조파괴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유성기업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과 함께 지회 파괴작업을 했다. 이기봉·최성욱 공장장이 창조컨설팅과 수시로 접촉해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그런데 판결문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현대자동차측의 요구에 따라 피고인 유시영도 회의에 참석했다"며 "당시 회의자료는 창조컨설팅이 작성했다"고 명시돼 있다. 현대차-유성기업-창조컨설팅이 유기적으로 협력했고, 유 회장이 직접 노조파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했다는 뜻이다. 회사가 지회 탈퇴를 종용한 점을 지적한 대목에서는 "현대차가 유성기업의 과반수 조합원 확보 여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상황"이라고 판시했다.

2016년 1월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금속노조는 최아무개 현대차 이사대우가 부하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유성기업노조 조합원수를 점검하고 지회에서 기업노조로 옮겨 오는 인원이 적으니 책임을 추궁하라고 지시한 내용이다. 이 같은 정황이 재판에서 사실로 인정된 것이다.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태의 불똥은 이미 원청사인 현대차로 옮겨붙었다. 지회는 지난해 2월 최 이사대우 이메일을 확보한 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임직원 8명, 유시영 회장 등 유성기업 임직원 14명, 심종두씨 등 창조컨설팅 임직원 4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고소인 조사를 완료하고서도 피고소인들에 대한 기소를 미루고 있다. 지회는 이메일 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9월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다.

김상은 변호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는 "현대차 임직원들이 이메일을 통해 어용노조 가입 독촉을 강하게 지시한 증거가 있다"며 "이번 판결을 근거로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태에 개입한 현대차의 불법행위를 재판 과정에서 다룰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재판이 끝난 뒤 구치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에 오르는 유 회장을 지켜봤다. 조합원 홍아무개씨는 "니 때문에 광호는 차가운 데 있는데…. 우리 광호 살려 내라"고 울분을 토했다. 상복을 입은 김성민 지회장은 그를 부둥켜안고 흐느꼈다.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영안실에 안치된 한광호 조합원의 죽음은 20일로 340일이 된다.


[유성기업 주요 사건 일지]

- 2010년 1월13일 : 주간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 2011년부터 시행 합의

- 2011년 1월18일~5월12일 : '주간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 놓고 노사 12차례 교섭

- 2011년 5월13일 :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

- 2011년 5월18일 오전 :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쟁의행위 찬반투표, 74.6% 찬성으로 가결

- 2011년 5월18일 오후 8시 : 유성기업 아산공장 직장폐쇄

- 2011년 5월22일 : 유성기업 영동공장 직장폐쇄

- 2011년 7월15일 : 제2노조 유성기업노조 설립

- 2013년 10월13일 : 홍종인 아산지회장·이정훈 영동지회장 옥천 나들목 광고탑 고공농성 돌입

- 2013년 12월30일 : 검찰, 현대차·유성기업 부당노동행위 불기소 처분

- 2014년 6월26일 : 지회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

- 2014년 12월31일 : 대전고법 검찰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 일부 인용

- 2016년 2월4일 : 지회 현대차 8명·유성기업 14명·창조컨설팅 4명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고소

- 2016년 3월18일 : 한광호(사망당시 42세) 지회 조합원 목매 숨진 채 발견(노조탄압에 따른 중증 정신질환에 의한 사망으로 확인돼 산재 인정)

- 2016년 4월14일 : 제2노조 유성기업노조 무효 판결(1심)

- 2016년 4월19일 : 제3노조 유성기업새노조 설립(기존 2노조와 집행부 동일)

- 2016년 5월10일 : 유성범대위 정몽구 현대차 회장 외 7명 부당노동행위 고발(고발인 4천960명)

- 2016년 11월16일 : 대전고법 근로기준법 위반사건 4건에 대해 재정신청 인용 결정

- 2017년 2월17일 : 대전지법 천안지원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징역 1년6월 선고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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