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항의하던 노동자가 남성들에 의해 폭행을 당한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폭행에 가담한 남성 중 일부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보안업무를 맡은 직원들로 확인되면서 현대차가 정 회장을 과잉호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분회장 김수억)는 7일 "김수억 분회장을 폭행한 현대차 직원을 비롯한 10여명을 공동상해·공동손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회에 따르면 김 분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재벌 총수들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개최한 지난 6일 오전 국회 후문을 찾았다. 정 회장이 청문회 참석을 위해 국회 본관으로 들어오는 것을 본 그는 "재벌들도 공범이다. 재벌 총수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 순간 현대차 울산공장 보안운영팀 김아무개 사원을 포함한 수명이 김 분회장의 입을 틀어막고, 손에 든 현수막을 빼앗아 달아났다. 폭행에 의해 뒤로 넘어져 아스팔트에 머리를 찧은 김 분회장은 병원에서 경추·요추 염좌 등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김 분회장은 검찰에 낸 고소장에서 당일 현장 폭행과 현수막 탈취를 지휘한 박아무개 보안운영팀 차장과 울산공장 보안담당 직원들을 국회로 보낸 김아무개·최아무개 보안업무 부장 등 10여명의 사법처리를 요구했다.

한편 정 회장은 6일 청문회에서 현대차 수행원들이 민간인을 폭행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사과를 드려야죠. 그게 당연한 일이죠"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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