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경기지부 하이디스지회 조합원들이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동양시멘트와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아사히글라스 등 투쟁사업장 노동자와 함께 천막생활을 한다. 정기훈 기자
하이디스테크놀로지 노동자들이 "정부가 나서 기술먹튀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이디스 대주주인 대만 이잉크사는 광시야각 원천기술(FFS) 특허권 사업에 매진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수립한 후 이천공장을 패쇄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금속노조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종훈 무소속 의원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이디스 기술먹튀와 고용보장 문제 사이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이디스는 지난해 이천공장을 폐쇄하면서 1차로 노동자 79명을 내보냈고, 올해 초에는 시설관리 노동자 15명을 2차로 해고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차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했다.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노조 하이디스지회(지회장 이상목)에 따르면 최근 회사는 생산설비를 외부로 반출하는 한편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노조사무실을 폐쇄했다. 조합원들의 회사 출입도 막고 있다.

이상목 지회장은 "노동자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행태에 떠밀려 어디에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하이디스 노동자들과 만나 기술먹튀·고용보장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김종훈 의원은 "매년 흑자를 1천억원씩 내던 기업이 하루아침에 공장폐쇄를 결정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일은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사태"라며 "정부는 대한민국 산업기술을 도둑질해 가고 노동자를 헌신짝처럼 내버린다면 더 이상 협력은 없다고 대만 정부에 경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회는 이날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27일께에는 이잉크(E-ink)사가 있는 대만 원정투쟁에 나선다. 대만 원정투쟁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