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8개월 넘게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가족과 시민단체가 조속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백남기 농민 가족과 생명·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백남기대책위)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백남기 농민의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돌아가시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는 “아버지 상태가 더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오래 누워 있다 보니 장기 기능이 많이 떨어져 소화와 배변이 원활하지 못하다”며 “병원에서도 (앞으로 상태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현권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쓰러진 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는 어떤 진실된 사과나 책임자 처벌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백남기 농민을 편히 보내 드리기 위해 야 3당이 청문회를 열어 진실을 밝히고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위중한 상태인 백남기 농민의 앞일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했는데도 백남기 농민 사건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것에 국민이 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백남기 농민의 소생을 바라며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렸지만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진척이 없다”며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소생을 바라며 싸웠던 마음으로 백남기 농민 문제를 다루겠다”고 답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부가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끈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청문회를 열어 살수 발포명령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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