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하청업체 비정규 노동자들이 8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광화문 흥국생명 앞에서 명동 티브로드 본사 앞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전자제품이나 인터넷·케이블방송 설치·AS를 담당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했다. 재벌대기업이 외주화한 기술서비스업종 비정규 노동자들끼리 고질적인 고용불안에 함께 대응하자는 취지다.

삼성·SK·LG·태광·씨앤앰 기술서비스노동자 권리 보장과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투쟁본부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투본에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희망연대노조 소속 4개 통신·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가 참여했다. 정규직 노조인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도 공투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다단계하도급 철폐와 업체 교체시 고용보장, 생활임금 보장,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전면에 내걸고 싸울 것"이라며 "향후 집회나 총선 후보 대상 공개질의, 공동 임단협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자·인터넷·케이블방송을 운영하는 대기업의 지역서비스센터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2013년부터 이듬해까지 각각 노조를 설립해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고용과 노사관계는 쉽사리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티브로드 협력업체 노동자 51명은 업체 교체과정에서 집단 계약해지를 당한 상태다. 엘지유플러스 일부 협력업체는 노사 간 단협사항인 도급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거나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시도해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들도 지난달 징계사유에 '저성과'를 추가한 취업규칙을 동의 절차 없이 불이익하게 변경한 지침을 노조에 전달해 논란을 일으켰다.

희망연대노조 관계자는 "대기업이 독과점한 기술서비스업계가 과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외주를 준 서비스센터에 실적목표를 강도 높게 압박하면서 센터수를 줄여 운영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원청이 고용책임을 방관하는 간접고용 구조라 노동자들은 손쉽게 노동권 침해를 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개별 기업이 아닌 업계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공동투쟁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투쟁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상대로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이후 서울 광화문 흥국빌딩에서 중구 티브로드 본사 앞까지 티브로드 비정규직 집단 계약해지를 규탄하는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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