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혜정 기자
티브로드 협력업체 비정규 노동자들이 하청업체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원청인 티브로드 본사 앞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지부장 이영진)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티브로드 한빛북부기술센터에서 해고가 발생한 지 3주가 넘도록 원청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부는 이달 1일자로 해고자 신세가 된 한빛북부기술센터 설치·AS 기사 28명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센터를 운영하던 업체가 후속업체가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폐업을 공고하면서 계약해지를 당했다. 티브로드측은 "신규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있으니 기다려 보라"며 지부를 달랬지만, 최근 2차 입찰에 참여한 6개 업체 모두 탈락시켰다. 자금력이 불안해 자격이 미달된다는 이유다. 티브로드는 "조만간 3차 입찰 공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지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진 지부장은 "앞에서는 '기다려 보라'고 해 놓고, 최근 입찰에 참여한 6개 업체 모두 탈락시켰다"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진태 한빛북부기술지회장은 "티브로드가 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해 시간만 질질 끌고 있는 것 같다"며 "누구보다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열심히 일해 온 기사들이 다시 현장에 돌아갈 수 있도록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업체 교체 과정에서 고용이 불안한 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티브로드 전주기술센터에서는 신규업체가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해 계약이 만료되는 다음달 1일자로 20여명이 해고된다. 경인남부기술센터 신규업체는 직원들에게 정식계약 체결 전에 성과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조항이 담긴 2개월짜리 초단기 근로계약서 체결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대량해고 사태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티브로드가 나서야 한다"며 "해고자들이 고용승계를 보장받고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후 본사 앞에 천막설치를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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