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협력업체의 대량해고 사태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원청과 협력업체가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 전주지회 조합원 23명은 1일로 해고자 신분이 됐다. 티브로드 전주기술센터를 운영하게 된 신규 협력업체는 1월 말 고용승계 대신 신규·선별채용 방침을 밝히며 센터 직원 56명에게 "2월29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지난달 15일까지 이력서를 제출한 비조합원들만 면접을 거쳐 재고용했다.

반면 조합원들은 제출 기한을 하루 넘겼다는 이유로 면접도 보지 못했다. 지회 관계자는 "내부 논의로 인해 지난달 16일 이력서를 제출하게 됐고 지부를 통해 티브로드 전주사업부의 양해를 구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태는 악화일로인데 책임질 사람은 없다. 협력업체 노사 간 면담은 지난달 24일 이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전주고용노동지청과 티브로드 전주사업부는 지난달 면담을 중재한 뒤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재규 지부 정책부장은 "협력업체는 고용승계에 대한 입장도 대책도 밝히지 않고 지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데, 노동부·전주사업부·원청 본사 모두 명확하게 중재를 해 주지 않고 각각 전하는 말도 다르다"며 "어느 곳과도 정상적인 대화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단 계약만료는 한빛북부기술센터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한빛북부지회 조합원들은 신규업체가 선정되지 않으면서 1월31일자로 집단 계약해지를 당했다. 한빛사업부는 현재까지도 신규업체를 선정하지 않았고, "인근 센터들이 조합원들의 수용을 거부한다"며 고용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박재범 노조 사무국장은 "원청은 지역사업부에, 사업부는 협력업체에 문제를 서로 떠넘기면서 노동자들이 나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국장은 "원청이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실적만 따지고 노동자 고용 문제를 고려하지 않아 문제를 야기했다"며 "전체 협력업체를 관리할 입장에 있으면서도 무책임하게 시간만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지회는 지난달 15일 시작한 전주사업부 앞 노숙농성을 계속할 방침이다. 노조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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