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켄전기 자회사인 경남 마산 소재 ㈜한국산연이 생산부문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말살하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23일 금속노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최근 한국산연은 “3월31일까지 생산부문을 폐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전달했다. 회사는 공문에서 “비용절감과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 노력을 해 왔지만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생산부문을 폐지해 직접생산을 외주생산으로 전환하고, 한국산연은 영업전문회사로 개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생산부문 정규직 60여명은 하루아침에 일자리에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대부분 금속노조 조합원들이다.

한국산연은 일본 산켄전기가 100% 출자해 1974년 설립한 회사다. 노트북이나 TV에 사용되는 냉음극형광램프(CCFL)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CCFL의 대체품으로 발광다이오드(LED)가 등장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했다. 회사는 2010년 기계 철거전문 용역을 동원해 CCFL 생산기계를 반출하고 기계를 폐기해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CCFL 제품 사양화가 노동자 고용불안을 증폭시킨 상황이다.

경남지부는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생산부문 폐지 결정을 규탄했다. 지부는 “기업 이윤을 앞세워 외주생산을 정당화하는 것은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60여명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회사가 힘들다는 사측 주장에 공감하고 있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교섭을 해 왔으나 돌아온 건 일방적 폐지공고”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특히 산켄전기 일본 본사가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한국산연 경영진이 해고회피 노력 없이 생산부문 폐지를 공식화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지부 관계자는 “생산부문 폐지는 노조 조합원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결정”이라며 “노동조합 와해 시도이자 조합원에게만 경영위기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