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총선용 개각을 단행했다.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대거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하자 청와대가 앞길을 터 준 격이다. 내년 4월 총선 지원을 위한 ‘회전문 개각’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2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부총리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 사회부총리에 이준식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행정자치부 장관,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에 내정됐다. 총선 출마 뜻을 밝힌 최경환·황우여·정종섭·윤상직·김희정 장관 후임이다.

공직선거법상 20대 총선에 출마하는 장관들은 내년 1월24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20일 이상 걸리는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총선에 출마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볼 수 있다. 이들 이외에 총선용 인사가 아닌 이는 임기를 마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뿐이다. 그의 후임으로는 성영훈 전 광주지검장이 선택됐다.

유일호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8개월간 국토부 장관을 지내다 당으로 복귀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국무위원으로 차출됐다. 이준식 서울대 교수는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과학기술심의회 공과대학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에 내정된 강은희 의원도 눈에 띈다. 강 의원은 당내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섰다.

야당은 반발했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번 개각은 땜질 식 회전문 인사이자 출마를 위해 사임하는 장관들을 위한 총선 지원용 개각”이라며 “이준식 교수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학자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사회적으로 갈등이 첨예한 교육 현안을 풀어 갈 안목과 식견을 갖추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유일호 내정자는 지난달 국토교통부 장관 역할을 마치고 의원 신분으로 돌아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경제부총리로 내정됐다”며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돌려막기 하는 행태에 기가 막힌다”고 비난했다.

반면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전문성과 명망을 두루 갖춘 인사들로 정부의 국정과제와 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들로 판단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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