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노조를 결성한 노동자들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노조의 합법파업을 “패악”으로 규정하는 희한한 논리도 선보였다.

김 대표는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동개혁이 모든 개혁의 기초”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연단에 오른 시간 대부분을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예상대로 청년실업 문제를 거론하며 정규직 과보호론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노동시장이 유연한 나라는 대체로 실업률이 낮고, 그렇지 않은 나라는 실업률이 높다”며 “정규직을 과잉보호하는 나라에서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그렇지 않은 나라는 비정규직 비율이 매우 낮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일반해고 요건 완화를 추진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낮은 조직률을 앞세워 노동계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 1천820만명의 10.3%에 불과하다”며 “이들 노조가 기득권을 고수하면서 나머지 90%의 아픔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특히 민주노총을 언급하며 “대기업 정규직 강성노조가 많이 포함된 민주노총의 경우 노사정위원회 참여도 거부하고 파업을 일삼으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연설 이후 열린 별도 기자회견에서 노골적으로 노동계를 공격했다. 그는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 강성 기득권 노조가 매년 불법파업을 일삼고, 공권력이 투입되면 그 공권력을 쇠파이프로 두드려 팼다”며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파업을 준비 중인 조선 3사 노조를 겨냥해서는 “그들이 우리 사회 발전에 끼치는 패악이 엄청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정부·여당이 공무원과 국민을 싸움 붙여 공무원연금 개혁을 달성했듯이 이번엔 10%의 대기업·정규직 노동자들과 나머지 노동자들을 싸움 붙이려 하는 것 같다”며 “노동자 간 갈등을 유발해 전체 노동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노동시장 유연화를 달성하려는 것은 매우 잘못된 방식”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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