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연일 노조를 향해 막말을 쏟아 내면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경제정책 실패를 노동계 책임으로 돌리는가 하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기업 폐업의 책임을 묻고 나선 탓이다.

김무성 대표는 3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이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하기는커녕 강경한 노조가 제 밥그릇 늘리기에만 몰두한 결과 건실한 회사가 아예 문을 닫은 사례가 많다”며 테트라팩·발레오공조코리아·콜트악기·콜텍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들 회사가 모두 이익을 많이 내던 회사인데 강경노조 때문에 문을 닫아 버렸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김 대표가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노동계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가 거론한 콜트악기는 1992년부터 2007년 회사 폐업 때까지 2006년 단 한 번 8억5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해마다 3억~37억원의 흑자를 냈던 기업이다.

그러나 회사는 2006년 적자를 이유로 이듬해 4월 노동자 56명을 정리해고했다. 2008년 8월에는 국내공장을 폐업했고 중국·인도네시아 해외공장만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같은 회사지만 법인만 달라던 어쿠스틱 기타 생산업체인 콜텍 역시 마찬가지다. 콜트악기의 경우는 정리해고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다.

세계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프랑스 기업 발레오가 2005년 인수해 2009년까지 운영했던 발레오공조코리아는 그룹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한국업체를 폐업한 사례다.

발레오는 전 세계 27개국에 121개 공장과 61개 연구개발센터, 9개 유통센터를 운영 중이다. 종사자수만 5만4천여명이다. 발레오는 2008년 말 그룹 차원에서 5천여명의 인원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뒤 발레오공조코리아를 없애 버렸다. 87년 설립 이후 20년간 운영됐던 업체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노동자 187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시간에도 노동자들은 정권의 비호와 자본의 탄압으로 하루아침에 수백명씩 잘리면서 생계를 잃고 길거리 노숙을 하고 있다”며 “노조를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 노동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마저 와해시키려는 김무성 대표의 막장 발언을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노동계가 10%의 기득권에 매달리고 있다는 김 대표의 발언은 현실을 호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노조와 노동자를 갈라치기하려는 모략”이라며 “노동운동을 폄하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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