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용자 편의주의적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것 같다." (심명숙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 사무국장)

서울시가 (가칭)120서비스재단을 설립해 120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을 직접고용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상담사들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으로의 용역발주부터 백지화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19일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6일 계약심의위원회를 개최해 120서비스재단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발주를 심사했다. 심사가 통과되면 서울시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수의계약을 맺는다.

상담사들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연구용역 수행을 반대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 업체가 그동안 전국 콜센터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품질지수(KSQI)지표를 사용, 효율성을 평가해 순위를 매겨 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올해 우수콜센터 지자체 부문 1위로 선정한 창원시 민원콜센터는 KTcs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KTcs는 지난해까지 다산콜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해 오다 부당노동행위 논란 끝에 올해 1월 다산콜센터에서 퇴출된 업체다. 부당노동행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업체가 운영하는 콜센터를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효율성 측면에서만 평가해 1위를 준 셈이다. 상담사들이 서울시에 강하게 요구한 다산콜센터 공공성과 노동인권 보장이 연구용역에 반영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실제 지부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120서비스재단 연구용역발주 심사자료를 보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120서비스재단 사업의 적정성 및 필요성 △사업수지 분석 및 경제성 △조직 및 인력운용의 적정성 △지역경제 파급효과 △사업수행에 필요한 적정 자본금 규모 분석 및 근거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 120서비스재단 설립 타당성을 조사·분석한다. 120서비스재단 조직인력 구성 및 업무, 급여 및 평가시스템 등 운영계획도 설계한다.

심명숙 지부 사무국장은 "연구용역발주 심사자료에는 120서비스재단의 조직·인력운용 적정성이나 임금체계·평가시스템 등에 대해서만 연구하도록 돼 있을 뿐 감정노동자들을 어떻게 보호할지, 불공정한 인사제도와 성과제도는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선 들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심 사무국장은 "서울시가 다산콜센터 민간위탁구조가 상담사들의 감정노동을 심화시키고 근로조건을 열악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직접고용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그에 걸맞게 해야 한다"며 "지금 서울시의 태도는 상담사들을 괴롭혔던 성과주의, 효율성은 포기하지 않고 직접고용을 했다는 명분만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제현 노조 기획국장은 "서울시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용역 발주를 중단할 수 없다면 콜센터 노동자의 노동인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연구기관이라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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