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건설업체의 안전관리자 열 명 중 일곱 명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건설업체 산업재해 예방활동 실적에 따르면 20대 건설업체에 고용된 안전관리자 중 정규직은 29.5%에 불과했다. 노동부는 정규직을 제외한 나머지 안전관리자를 비정규직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중이 11%에 불과해 20대 건설업체 중 가장 낮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능력 평가순위는 10위다. 포스코건설(12%)과 대림산업(14%)의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율도 밑바닥 수준이다.

한라그룹 계열의 종합건설업체인 한라의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율이 57%로 20대 건설업체 중 가장 높았다. SK건설(56%)·삼성물산(50%)이 뒤를 이었다. 시공능력 평가순위 101~300위 건설업체의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율은 86.8%, 301~600위 건설업체의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율은 93%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인 사업장 또는 공사금액이 120억원 이상인 건설현장에는 안전업무를 전담하는 안전관리자를 둬야 한다. 그런데 건설현장의 안전관리자가 비정규직일 경우 고용불안 탓에 건설현장 안전문제를 건설업체에 제기하기 어렵다.

안경덕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안전관리자가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고 건설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건설업체가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석호 건설노조 교선실장은 “매년 건설현장에서 500명 이상의 건설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해 정부와 건설업체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이라며 “안전관리자를 외주화시키지 말고,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해야 산업재해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천개 건설업체에서 재해를 당한 건설노동자는 3천29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한 건설노동자는 14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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